키움 이용규 코치 음주운전 사고

승용차·경찰차 잇달아 들이받아

60대 운전자·경찰관 등 2명 부상

‘면허 취소’ 해당하는 만취 상태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모범을 보여야 할 위치인데…”

야구계 한 관계자의 말이다. 1200만 관중 시대를 활짝 연 KBO리그에 또다시 ‘음주운전’이란 불명예스러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이번에는 후배 선수들을 지도하는 플레잉코치다. 모범을 보여야 할 위치에 있는 이용규(41·키움)가 음주운전 사고를 내며 야구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이용규는 12일 오전 6시25분께 경기 구리시 아천동의 한 도로에서 술을 마신 상태로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용규의 차량은 맞은 편에서 유턴하던 승용차를 들이받은 뒤 튕겨 나가 도로변에 정차 중이던 경찰 순찰차까지 충돌했다.

사고 직후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로 유턴 차량에 타고 있던 60대 남성과 순찰차에 탑승 중이던 경찰관 1명이 경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이용규를 입건하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용규의 위치다. 그는 단순한 현역 선수가 아니다. 지난해부터 플레잉코치 역할을 맡았고, 최근에는 1군 타격코치까지 겸임하며 선수단 지도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베테랑으로서 어린 선수들에게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해야 하는 책임 있는 위치였다.

불과 시즌 개막 전만 해도 이용규는 현역 선수로서의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KBO리그 통산 2140안타와 397도루를 기록 중인 그는 역대 6번째 400도루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당시 그는 “선수를 그만두겠다는 뜻은 아니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단 몇 경기라도 더 뛰고 싶다”며 현역 생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음주운전은 모든 것을 무색하게 만드는 행위다. 더군다나 단순 적발이 아니라 인명 피해까지 발생한 사고다. 야구계가 여러 차례 음주운전 문제로 사회적 비판을 받아왔음에도 비슷한 일이 반복됐다. 실망감이 더 클 수밖에 없다.

KBO리그는 지난해 1200만 관중 시대를 열며 국민 스포츠로서 위상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올해 역시 역대 최다 관중 경신이 유력한 상황이다. 팬들은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보내고 있다.

팬들의 응원에 보답은커녕 오히려 찬물을 끼얹었다. 리그가 성장할수록 선수와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책임감도 커져야 한다. 음주운전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다. 자칫 타인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중대한 범죄 행위다. 비판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키움 구단은 현재 사고 경위와 후속 조치를 검토 중이다. 구단 관계자는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음주운전과 부상자 발생 사실 모두 확인했다. 추가로 확인할 부분이 있는지 점검하고 있으며 후속 조치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은 선수 생활의 마지막 페이지를 바꿔놓을 수 있다. 누구보다 후배들에게 책임감과 프로의식을 가르쳐야 할 플레잉코치의 음주운전은 그래서 더 뼈아프고, 더 실망스럽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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