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대한축구협회(KFA) 입장에선 항소가 불가피했겠지만, 비판도 피할 길은 없다.

KFA는 6일 이사회를 열고 문화체육관광부의 특정감사 결과에 따른 행정소송 1심 판결에 대해 항소를 제기하기로 했다. KFA는 “이사회는 심도 깊은 논의 끝에 사실관계 심리와 법률 해석 측면에서 상급심의 판단을 다시 한번 구할 필요가 있다고 결정해 이같이 의결했다”라고 밝혔다.

문체부가 정한 징계 대상이었던 정몽규 회장 대신 이사회를 이끈 이용수 부회장은 “항소 결정에도 불구하고 법원의 1심 판결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축구팬의 엄중한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는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는 지난 23일 판결을 통해 문체부의 감사 범위와 징계 요구가 적법하며 사안별 조치 요구 또한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문체부는 2024년 11월 KFA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정몽규 회장 등 주요 인사들에게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당시 문체부는 국가대표 감독 선임 절차,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건립 사업 업무 처리, 축구인 사면 업무 등 9가지 항목을 징계 사유로 주장한 바 있다.

KFA 입장에선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KFA가 신청했던 감사 처분 집행정지 효력은 판결일로부터 30일 후인 이달 26일에 소멸한다. KFA는 효력 소멸 이후 1개월 이내에 임직원에 대한 징계 의결을 요구해야 하며, 2개월 이내에 제도 개선 및 시정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 정확히 2026 북중미월드컵 기간과 겹친다. 초유의 월드컵 기간 징계가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4년에 한 번 열리는 월드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형 악재다.

그렇다고 KFA의 결정이 대중의 공감대를 얻기는 어려워 보인다. 결과적으로 시간 끌기용이라는 비판을 피할 길이 없다. 법조계는 물론이고 협회 내부에서도 항소 결과가 뒤집힐 것이라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다. ‘무리한 항소’ 색채가 강하다. 이 부회장은 “이번 항소는 월드컵을 방패막이 삼거나 시간 끌기용이 아닌 법적 절차의 테두리 안에서 추가적인 판단을 받아보고자 하는 협회의 고심 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으나 일단 항소를 통해 시간을 벌고 월드컵까지 ‘버티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한편 협회는 “항소와는 별개로 행정 투명성 강화와 내부 혁신 작업에도 지속적으로 매진할 계획이며, 한 달여 남짓 남은 월드컵 지원에도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는 추가 입장을 알렸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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