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DB 위민스 챔피언십 초대 우승
고지원·김민솔 마지막 홀 버디 실패
“우승 조바심 탓 성적 저조, 마음비워”
우승 직후 “다승왕 향해 끝까지 도전”


[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충북 음성군에 있는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파72·6682야드)은 악명 높다. 전형적인 산악형 코스여서 고저 차도 크고 이른바 블라인드 홀이 많다. 집중력, 코스 매니지먼트 능력 그리고 강인한 인내력이 필수요건이다.
유현조(21·롯데)가 세 가지 조건을 끝까지 고수해 기다리던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잘하고 싶은 욕심 탓에 시즌 초반 성적이 안좋았다. 욕심을 내려놓고 웃으며 플레이하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고 달관한 듯 말했지만, 챔피언 퍼트를 남기고는 긴장하는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유현조는 3일 레인보우힐스CC에서 막을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DB 위민스 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 초대 우승자로 이름을 새겼다. 지난해까지 한국여자오픈 선수권대회를 후원하던 DB그룹은 자체 대회 창설을 바탕으로 우승자의 챔피언퍼트 시간을 별도로 기록해 세워두는 ‘챔피언스 타임’ 세리머니를 도입했다.
마지막홀까지 1타 차 선두였지만, 나란히 시즌 첫 2승에 도전장을 내민 고지원(22·삼천리) 김민솔(20·두산건설)이 버디 퍼트 기회를 잡아 ‘챔피언스 타임’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 고지원과 김민솔이 차례로 버디에 실패한 뒤 파 퍼트까지 마치고서야 유현조의 시간이 시작됐다.

침착하게 라인을 읽은 뒤 차분히 챔피언 퍼트를 성공한 시간은 오후 4시30분21초. ‘제1회 DB 위민스 챔피언십 초대 챔피언스 타임’ 동판이 완성되기 시작한 시간이기도 하다. 이 동판은 DB 위민스 챔피언십 레거시 보드에 유현조의 자필 사인과 함께 레인보우힐스CC에 전시된다.
시즌 여섯 번째 대회 만에 첫 승이자 통산 3승째를 따낸 유현조는 “빨리 우승해서 너무 좋다”며 “지난해 아쉬움을 느낀 다승왕을 향해 최선을 다해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현조는 욕심이 많은 편이다. 성적이 증명한다. 지난해 29개 대회에서 19번이나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2024년 신인왕에 이어 2025년 대상을 차지한 KLPGA투어 최대 블루칩. 평균타수 1위(69.93)에도 오르며 생애 최고의 시즌을 치른 뒤 “다승왕을 꼭 하고 싶다”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
의욕이 독이 됐는지 시즌 초반 치른 대회에서 한 번도 톱10에 들지 못했다. 넥센·세인트나인 챔피언십에서는 컷 탈락 후 최종라운드가 열리는 내내 퍼트 훈련에 매진하는 등 부족한 부분을 보완했다. 그러더니 “경쟁하고 싶지 않다. 우승 욕심과 조바심 때문에 저조한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그리고 덜컥 우승을 따냈다. “다승왕을 향해 열심히 뛰겠다”는 유현조의 우승소감에 웃음이 난 것도 이 때문이다. 다승을 향한 첫 걸음은 1승이다. 부담없이 남은 대회를 치를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이날 우승으로 상금 2억 1600만원을 챙긴 유현조는 대상 포인트와 상금랭킹 4위로 뛰어올랐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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