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한국 영화 침체기 속에서도 묵묵히 극장가를 두드리던 쇼박스가 결국 일을 냈다. 멜로로 관객의 감성을 흔들고, 사극으로 천만 관객을 돌파하더니, 이번엔 공포영화까지 흥행 반열에 올려놓았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만약에 우리’ ‘왕과 사는 남자’(이하 ‘왕사남’) ‘살목지’의 연속 흥행은 침체됐던 한국 영화 시장에 오랜만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자연스럽게 시선은 다음 타자이자 연상호 감독의 신작 ‘군체’로 향한다.

포문은 지난해 말 개봉한 멜로 영화 ‘만약에 우리’가 열었다. 중국 영화 ‘먼훗날 우리’를 원작으로 한 ‘만약에 우리’는 현실적인 연애와 지나간 사랑에 대한 짙은 여운으로 관객들의 공감을 끌어냈다. 특히 구교환이 보여준 현실감 넘치는 전 남친 연기와 장편 스크린 데뷔에 나선 문가영의 섬세한 감정 연기가 입소문을 타며 흥행세를 키웠다. 덕분에 누적 관객 수 260만 명을 돌파하며 2019년 이후 최고 흥행 멜로 영화라는 기록까지 세웠다.

다음 주자는 설 연휴 극장가를 노린 장항준 감독의 ‘왕사남’이었다. ‘왕사남’은 단종의 비극적인 삶을 바탕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덕분에 ‘왕사남’은 지난 27일 기준 누적 관객 수 1671만6939명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의미 있는 건 ‘왕사남’이 한국 영화계에 다시 ‘천만 영화’ 부활을 알렸다는 점이다. 2024년 ‘파묘’와 ‘범죄도시4’ 이후 2년 만에 탄생한 천만 영화다. 여기에 역대 흥행 영화 2위라는 기록까지 세우며 극장가의 분위기를 완전히 뒤집었다.

쇼박스의 질주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번엔 공포영화였다. ‘살목지’는 개봉 전만 해도 정통 호러 장르라는 점에서 흥행 여부를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작품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 이상이었다. ‘살목지’는 지난 27일 기준 누적 관객 수 200만 명을 돌파하며 팬데믹 이후 호러 영화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 특히 ‘곤지암’ 이후 8년 만에 200만 관객을 넘긴 한국 공포영화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이제 시선은 자연스럽게 오는 5월 21일 개봉하는 네 번째 타자 ‘군체’로 향한다. 연상호 감독의 신작인 ‘군체’는 정체불명의 감염 사태로 봉쇄된 건물 안에서 살아남은 이들이 예측 불가능하게 진화하는 감염자들과 맞서게 되는 이야기를 담는다.

특히 개봉 전부터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되며 일찌감치 해외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다. 장르 영화에 강점을 보여온 연상호 감독 특유의 세계관과 쇼박스의 연속 흥행 흐름이 맞물리면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쇼박스 관계자는 “연상호 감독이 오랜만에 극장에서 선보이는 좀비 장르의 영화라는 점, 기존에 봐 왔던 것과 다른 새로운 특성을 지닌 감염자들이 등장한다는 점이 또렷한 관전 포인트”라며 “이들이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생존자들을 위협해가는 과정을 따라가다보면 함께 긴장감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관계자는 “11년 만에 완전히 새로운 장르로 스크린에 컴백하는 배우 전지현의 활약을 비롯해 구교환, 지창욱, 신현빈, 김신록, 고수까지 신선함과 안정감을 동시에 갖춘 캐스팅 앙상블 역시 관객들에게 큰 만족감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한동안 침체됐다는 말이 익숙했던 한국 영화 시장에서 쇼박스의 연속 흥행은 분명 반가운 흐름이다. 바통을 이어받은 ‘군체’가 국내외에서 과연 어떤 성과를 거둘지 관심이 집중된다. sjay09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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