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기영 기자] tvN 토일드라마 ‘대한민국에서 건물주 되는 법’이 지난 19일 묵직한 여운을 남기며 종영한 가운데, 극의 중심축을 이끈 하정우와 임수정의 파괴력 있는 연기 호흡이 시청자들의 극찬을 받았다.

이번 작품은 재개발 전쟁 속에서 변모해가는 인간 군상을 그려냈으며, 특히 하정우와 임수정은 욕망과 신뢰 사이에서 무너져 내리는 부부의 심리를 완벽하게 묘사하며 ‘웰메이드 드라마’를 완성했다.
하정우, ‘소시민’에서 ‘괴물’로… 대체 불가능한 존재감
하정우는 주인공 ‘기수종’ 역을 통해 명불허전의 연기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극 초반 세윤빌딩 경매 위기에 전전긍긍하던 소시민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최종회에서는 방해물을 모두 제거하고 수백억 대 누보시티 건물주가 된 ‘괴물’의 눈빛을 섬뜩하게 그려냈다.
특히 가족을 지키겠다는 명분 아래 요나(심은경 분)를 제거하는 큰 그림을 그린 반전 장면은 하정우의 치밀한 감정 제어가 돋보인 대목이었다. 막대한 부를 거머쥐었지만 주위에는 아무도 남지 않은 생일날, 홀로 쓸쓸함을 견디는 그의 연기는 욕망의 허무함을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했다.
임수정, 차가운 슬픔과 단호한 결단… 섬세한 감정의 결
임수정은 기수종의 아내 ‘김선’ 역을 맡아 극의 감정적 중심을 잡았다. 남편의 폭주를 지켜보며 느끼는 공포와 실망, 그리고 끝내 이혼 서류를 건네며 관계의 종말을 고하는 단호함까지 임수정은 절제된 연기로 캐릭터의 서사를 완성했다.
특히 최종회에서 재개발 전쟁의 승리자가 된 기수종을 뒤로한 채 자신의 길을 떠나는 장면에서 임수정이 보여준 복합적인 표정은 “역시 임수정”이라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그녀의 섬세한 열연은 기수종의 흑화가 가져온 비극을 더욱 극명하게 대비시키는 역할을 했다.
‘연기 고수’들의 시너지, 마지막까지 숨 막히는 몰입감
무엇보다 김준한, 정수정, 심은경의 존재감이 남달랐다. 배우들은 극이 진행될수록 욕망에 따라 흑화하고 변해가는 인물들의 모습을 흡인력 높은 연기로 완성했다. 매 장면을 압도하는 배우들의 활약은 “연기 고수들의 미친 연기 칼춤”이라는 감상평을 이끌어냈다. 주연들뿐만 아니라 전양자 역의 김금순, 오동기 역의 현봉식, 장의사 역의 이신기, 남보좌관 역의 박성일 등 조연들의 살벌한 연기 열전도 극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하정우와 임수정의 압도적인 활약 속에 유종의 미를 거둔 ‘건물주’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지며 역대급 장르물로 기억될 전망이다.
yyou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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