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전 4.2이닝 4실점(3자책)

94구 중 볼 42개로 제구 난조? 유인구 커브 비중 탓

개막전 중압감에 따른 ‘하이 패스트볼’ 형성 아쉬움

[스포츠서울 | 대전=박연준 기자] 골프든 야구든 정점에 서기 위해선 ‘힘을 빼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시속 150㎞가 넘는 강속구도 결국 유연함에서 비롯된 스피드가 뒷받침되어야 위력을 발휘한다.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의 대체자로 낙점받으며 기대를 모았던 에르난데스(28)가 개막전 마운드에 올랐으나, 지나치게 들어간 어깨 힘이 발목을 잡았다.

에르난데스는 28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6 KBO리그 키움과 2026시즌 개막전에 선발 등판했다. 4.2이닝 동안 94구를 던지며 4안타 4사사구 3삼진 4실점(3자책)을 기록했다. 5이닝을 채우지 못한 아쉬운 결과였지만, 구위만큼은 왜 그가 개막전 선발이라는 중책을 맡았는지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이날 에르난데스는 최고 시속 154㎞, 평균 151㎞의 강속구를 뿌렸다. 전형적인 파워피처의 면모를 과시한 그는 수준급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섞어 던지며 엄청난 구위를 자랑했다.

기록상으로는 제구 난조가 두드러져 보였다. 94구 중 스트라이크가 52개, 볼이 42개로 볼 비중이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부 지표를 뜯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스트라이크 존을 크게 벗어난 공들은 대부분 유인구로 활용한 커브였다. 반면 주무기인 속구는 스트라이크 32개, 볼 17개로 안정적인 비율을 유지했다. 단순 제구력 부족이라기보다는 결정구의 영점이 다소 높게 형성된 것이 화근이었다.

높게 제구된 공들은 개막전이라는 특수 상황과 맞물렸다고 봐도 무방하다. 1만 7000명 만원 관중의 열기와 ‘에이스’라는 중압감이 투구 메커니즘에 영향을 미친 모양새다. 실제로 같은 날 잠실에서 열린 LG와 KT의 경기에서도 LG의 외인 에이스 요니 치리노스가 극심한 난조를 보이며 조기 강판당하는 등, 믿고 보는 외인 투수들이 개막전 징크스에 시달리는 모습이 역력했다.

결과적으로 에르난데스는 구위 면에서 충분히 ‘합격점’을 받을만 하다. 특히 옆으로 휘는 ‘싱커성 속구’의 변화무쌍한 궤적은 KBO리그 타자들을 압도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첫 등판의 긴장감을 털어내고 다음 경기서 어깨의 힘을 조금만 뺀다면, 폰세와 와이스의 공백을 완벽히 메울 강력한 ‘우승 청부사’로 거듭날 가능성이 충분하다. duswns06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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