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단군 이래 가장 사랑받는 그룹의 초대형 이벤트가 눈앞에 당도했다. 유례없는 글로벌 인파가 몰려드는 화려한 축제를 앞두고, 그 이면에서는 곳곳에서 예상치 못한 신음이 쏟아지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이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정규 5집 ‘아리랑(ARIRANG)’ 발매 기념 콘서트를 개최하며 최대 26만 명의 인파가 운집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를 뒷받침해야 할 행정과 인프라는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완벽해야 할 축제의 이면에 가려진 ‘행정 빵구’의 민낯을 짚어봤다.

◇ 2시간 대기 인천공항·1박 50만 원 바가지요금… 부끄러운 첫인상

전 세계 아미(ARMY)들이 몰려드는 관문인 인천공항은 이미 포화 상태다. 최근 외국인 입국객들은 입국심사와 세관 통과에만 2시간 넘게 소요되는 등 극심한 불편을 겪고 있다. 이는 법무부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의 심사 인력 부족에서 기인한 것으로, 유인심사대가 절반 넘게 비어 있음에도 배치된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혼잡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는 BTS 공연 일정에 맞춰 오는 21일 전후로 외국인 승객 도착이 집중되는 구역과 시간대에 입국심사대를 늘려 입국심사 대기 시간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또 출입국 심사관의 조기 출근과 연장 근무를 병행하고, 혼잡 시간엔 입국심사 지원 근무를 확대하기로 했다.

도심으로 들어와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광화문과 종로, 안국역 일대의 숙소 중 상당수가 공연 당일 요금을 평소의 3배 가까이 인상했다. 평소 1박에 8만원이던 게스트하우스나 모텔이 40만~50만 원의 요금을 부과하는 등 3~4성급 호텔에 육박하는 ‘바가지 상술’이 기승을 부리며 대한민국의 관광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다.

◇ 직장인은 ‘강제 반차’, 공무원은 ‘무급 차출’… 약자에게 전가된 비용

초대형 이벤트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고스란히 일터의 약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광화문 인근 일부 기업들이 공연 통제를 이유로 직원들에게 금요일 오후 전 직원 반차 사용을 강요하는 사례가 빗발치고 있다. 근로기준법상 연차 휴가 사용 시기는 노동자가 정하는 것이 원칙임에도 회사의 경영상 휴업 책임을 노동자의 연차 소진으로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현장 안전을 책임져야 할 공무원 사회 내부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사기업 행사에 공무원들이 차출되는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다. 대규모 인파 통제를 위해 불가피한 공권력 투입이라 하더라도, 대체휴가나 정당한 수당 지급 체계 없이 무급으로 차출되는 상황에 대해 “우리가 노예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글로벌 K팝 제왕의 귀환은 분명 환영할 일이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바가지 상술에 대한 엄정 단속을 지시하며 현장 관리와 안전 대책을 주문했다. 하지만 26만 명이라는 메가급 인파를 온전히 감당하기에는 우리의 행정력과 사회적 시스템이 여전히 엇박자를 내고 있다. 축제의 화려함 뒤에서 누군가의 일방적인 희생과 불편이 강요되고 있지는 않은지, 시스템 전반의 뼈아픈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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