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제주=김용일 기자] ‘대선배’ 김가영(하나카드)에게 밀려 아쉽게 LPBA 커리어 첫 우승 트로피를 놓친 한지은(에스와이)은 끝내 눈물을 보였다. 스스로 “손 쓸 수 없었다”고 말할 정도로 제 경기력을 보이지 못한 것에 대한 속상함은 물론, 진심으로 자신을 지지해준 지인 얘기를 꺼내다가 참았던 눈물샘이 터졌다.

한지은은 14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제주특별자치도 월드챔피언십’ LPBA 결승전에서 김가영에게 세트 스코어 1-4(11-9 5-11 7-11 1-11 2-11)로 패하며 준우승했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김가영을 이기는 등 기세를 펼친 한지은은 2024~2025시즌 4차 투어(크라운해태 챔피언십) 이후 1년 5개월여 만에 투어 결승에 올랐다. 그것도 시즌 상금 랭킹 상위 32인만 출전하는 ‘왕중왕전’ 월드챔피언십 무대여서 의미가 컸다. 하지만 결승전의 중압감은 컸다. 1세트를 따냈지만 노련한 김가영의 경기 제어에 좀처럼 흐름을 잡지 못하며 연거푸 세트를 내줬다. 세트마다 맞수비를 펼치며 반전 타이밍이 있었지만 샷 실수가 나왔다. 반면 통산 23번째 결승, 18회 우승 역사를 쓴 ‘1강’ 김가영은 보란듯이 장타로 연결하며 막판 한지은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한지은은 기자회견에서 “(결승 상대인 김가영을) 보스라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했다. 보스전이었는데 역시 보스는 보스구나 느꼈다”며 대선배에 대한 존경심을 보였다. 그러면서 “여기까지 온 것으로도 뿌듯하다. (김가영이) 타임 파울을 한 2세트에 기회가 있었는데 흐름을 따내지 못했다. 이후 워낙 잘 쳐서 손 쓸 방법이 없더라”며 “예선 때도 긴장했으나 극복할 정도였다면 4강과 결승전은 아니었다. 멘탈에서 무너졌다. 허무하게 끝났다. 비시즌 때 잘 준비해서 이런 경기는 하고 싶지 않다고 여겼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자회견을 떠나기 전 스스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제주까지 와준 지인이 많다”고 입을 연 그는 눈물을 흘렸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 그는 “엄마와 이모, 친척 언니가 와주셨다. 에스와이 선수도 모두 와주셨다. 관중석에서 ‘한지은 파이팅~’ 외쳐준 팬에게도 감사하다. 다음엔 꼭 우승하겠다”고 말했다. 또 “(LPBA 동료인) 김다희 이우경과 같이 왔다. 다희 언니는 내게 긍정의 힘을 심어줬다. 4강에서 겨룬 우경 언니도 허무하게 지지 말자고 용기를 줬다.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보기 드문 ‘당근’이 걸렸던 것도 고백했다. 한지은은 “사실 에스와이 회장께서 우승하면 남자 상금인 1억의 보너스를 준다고 공약을 걸었다. 그 기회를 못잡았다. (준우승 상금 3000만 원의) 7배 차이”라고 웃더니 “준우승은 얄짤없다더라. 다음엔 꼭 해내겠다”고 미소 지었다.

다음은 한지은과 일문일답

- 준우승 소감은.

월드챔피언십 무대에서 결승까지 올라오게 된 것도 믿기지 않는다. 우승을 목표로 했지만 여기까지 온 것도 뿌듯하다.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 예선 땐 김가영을 이겼다. 결승전은 어땠나.

엄청 큰 차이다. 긴장감이 다르다. 예선전 때도 긴장 안 한 건 아니지만 극복할 정도였다. 그런데 4강과 결승전에서 부족한 부분이 나오지 않았나.

- 1세트를 따는 등 초반 흐름은 좋았는데.

(김가영이) 2세트에 타임 파울을 하면서 기회가 있었는데 흐름을 따내지 못한 게 패인이다. 그 이후 워낙 잘 쳐서 손 쓸 방법 없이 경기가 끝났다. 어느 상대와 쳐도 긴장했을 거 같은데, (김가영은) 보스라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했다. 보스전이었는데 역시 ‘보스는 보스구나’ 잡기가 힘들다는 걸 알게 됐다. 멘탈에서 무너졌다. 허무하게 끝났는 데 비시즌 때 열심히 해서 이런 경기는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 이번시즌 자신에게 주고 싶은 점수는.

한 50점은 주고 싶다. 개인 투어에서 성적이 안 나왔다. 후반엔 예선 탈락도 했다. 좋은 점수 주고 싶은 한 해는 아니다. 제주에서 좋은 기운을 받아 결승까지 올라왔지만 아직 부족한 것 같다.

- 멘탈을 보완하기 위한 방법은?

책으로 멘탈에 대해 공부는 했는데 그걸로는 부족하다. 경기 전 멘탈 트레이닝도 받아보고자 했는데, 단기간은 의미가 없다. 비시즌 때 시간을 오래 두고 멘탈을 업그레이드하면 좋지 않을까.

- 준우승이지만 투어 우승 상금 수준을 받는데.

사실 에스와이 회장께서 우승하면 남자 상금인 1억의 보너스를 준다고 공약을 걸었다. 그 기회를 못잡았다. (준우승 상금 3000만 원의) 7배 차이다. 아쉽다. 준우승은 얄짤없다더라.(웃음) 다음엔 꼭 우승하겠다.

- (한지은이 스스로 하고싶은 말 있다며)

제주까지 와준 지인이 많다.(눈물) 특히 엄마와 이모, 친척 언니가 와주셨다. 에스와이 선수도 모두 와주셨다. 관중석에서 ‘한지은 파이팅~’ 외쳐준 팬에게도 감사하다. 다음엔 꼭 우승하겠다. (LPBA 동료인) 김다희 이우경과 같이 왔다. 다희 언니는 내게 긍정의 힘을 심어줬다. 4강에서 겨룬 우경 언니도 허무하게 지지 말자고 용기를 줬다. 미안하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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