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인 복합서 넘어져 무릎 인대, 종아리 근육 파열

부상에도 만면에 미소 “스케이 미쳐있다”

좌식 이환경, 16년 만에 나선 패럴림픽 완주 불발

[스포츠서울 | 테세로=김동영 기자] 장애인 알파인 스키 국가대표 황민규(30·SK에코플랜트)가 부상 투혼을 발휘했다. 주종목을 앞두고 무릎을 다쳤다. 그래도 동계패럴림픽 개인 최고 기록을 썼다.

황민규는 13일(한국 시간) 이탈리아 코르티나 토파네 알파인스키 센터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패럴림픽 알파인스키 남자 대회전 시각장애 부문에서 김준형 가이드와 호흡을 맞춰 1·2차 시기 합계 2분20초16을 기록, 완주한 14명 중 6위에 올랐다.

동계패럴림픽 개인 최고 순위다. 2022년 베이징 대회 슈퍼 복합에서 작성한 7위를 한 계단 끌어올렸다. 2018년 평창, 2022년 베이징 대회에 이어 3회 연속 동계패럴림픽에 나선 황민규는 첫 경기였던 활강에서 완주하지 못했으나 슈퍼대회전에서는 8위에 올랐다.

황민규는 지난 10일 열린 알파인 복합에서 1차 시기(대회전) 도중 넘어져 왼쪽 무릎을 다쳤다. 애초 큰 부상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재검진 결과 왼쪽 무릎 내측 인대와 종아리 근육 파열 진단이 나왔다.

투혼을 발휘했다. 대회를 포기하지 않았다. 아픈 몸으로도 6위에 오르는 힘을 보였다. 레이스를 마친 후 환하게 웃었다. 특유의 밝은 에너지가 돋보인다.

알파인 스키 대회전은 넓은 간격으로 설치된 기문을 지그재그로 통과하며 속도와 회전 기술을 겨루는 종목이다. 시각장애 부문은 장애인 선수와 비장애인 가이드가 팀을 이룬다. 선수는 블루투스 마이크를 통해 가이드의 안내를 들으며 설원을 달린다.

황민규는 1차 시기에 1분08초94를 기록해 6위에 올랐고, 2차 시기에는 1분11초22를 작성해 순위를 유지했다. 2차 시기에서 레이스를 마친 황민규는 김준형 가이드와 총을 쏘는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황민규는 “순위권에 들지 못해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후회없는 레이스를 하고 있다”고 밝혔고, 김준형 가이드는 “현재 몸 상태로 이 정도까지 탄 것에 대해 너무 잘했다고 칭찬해줬다”고 전했다.

자기공명영상(MRI), 엑스레이 검사 후 초음파 검사에서 파열이 발견됐다는 황민규는 “주종목을 앞두고 다쳐 속상한 부분도 있다. 우리는 스키에 미쳐있는 사람들이다. 아드레날린이 ‘뿜뿜’하다보니 통증이 무뎌지는 것 같다”며 웃었다.

세리머니에 대해 김준형 가이드는 “출발 직전에 급조한 것이다. 모두 다 잡아먹겠다는 의미를 담아봤다”고 설명했다.

점차 나은 성적을 내는 것에 대해 김준형 가이드는 “함께 생활하면서 지켜보면 정말 열심히 한다. 최선을 다하기에 조금씩 성장하는 것”이라고 했고, 황민규는 “재미있어서 열심히 하는 것”이라며 미소 지었다.

15일 마지막 회전 경기를 앞둔 황민규는 “다리 상태는 좋지 않지만 남은 경기도 즐기고 재미있게 타겠다. 후회없이 탄다면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김준형 가이드도 “이번 패럴림픽도 우리가 좋은 선수, 좋은 가이드가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알파인 스키 남자 대회전 좌식 부문에 나선 이환경(부산제일요양병원)은 1차 시기에 레이스 막판 넘어져 완주하지 못했다.

이환경은 바이퍼타이트(Bipartite·상호초청선수)를 통해 패럴림픽 출전 기회를 잡았다. 바이퍼타이트는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와 각 국제연맹(IF)이 협의를 통해 경기력과 국제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쿼터를 부여하는 제도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2006년 토리노, 2010년 밴쿠버 대회에 출전했던 이환경은 16년 만에 4번째 동계패럴림픽 무대에 섰다.

이환경은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과 경기해 기분이 좋았지만, 기량 차이를 보면 아쉽기도 하다. 오랜만에 출전해 자신감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많은 선수들이 뛰면서 설면이 고르지 않아 애를 먹었다. 16년 전보다 덜 긴장하고 현지 적응 훈련도 잘했는데 연습과 경기 코스가 다르긴 다르다”고 소감을 밝혔다.

패럴림픽 출전이 확정됐을 때 무척이나 기뻤다는 이환경은 “바이퍼타이트로 출전하려면 조건이 있는데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 것이 열매가 돼 패럴림픽에 출전했다. 너무 기뻤다”면서 “15일 회전 경기에서는 더 잘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raining99@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