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혜진-이용석, 16년 만에 휠체어컬링 메달 안겨

은메달 아쉽지만, ‘남매 케미’ 계속된다

백혜진, ‘남편’ 남봉광 대신 ‘남동생’ 이용석 선택

4년 후 프랑스에서 금메달 도전

[스포츠서울 | 테세로=김동영 기자] 동계패럴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이 ‘역사’를 계속 쓰고 있다. 휠체어컬링도 그중 하나다. 16년 만에 메달을 품었다. 처음 정식종목이 된 믹스더블에서 은메달이다. 주인공은 백혜진(43)-이용석(42·이상 경기도장애인체육회)이다.

백혜진-이용석 조는 휠체어컬링 믹스더블 결승에서 중국 왕멍-양진차오 조를 만나 접전 끝에 아쉽게 패했다. 뒤진 상황에서 맹추격했고, 동점까지 갔다. 연장에서 조금 부족했다. 금메달 대신 은메달이다.

결과와 무관하게, 16년 만에 메달을 땄다는 쪽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2010 밴쿠버 대회 당시 혼성 4인조에서 은메달을 따낸 바 있다. 이후 줄곧 메달이 없었다. 이탈리아에서 ‘한풀이’에 성공했다.

사실 팀을 이룬 지 1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갈수록 호흡이 맞았고, 패럴림픽에서 실력으로 증명했다. 은메달 획득 후 박길우 믹스더블 대표팀 감독과 이용석, 대한장애인컬링협회 윤경선 회장은 부둥켜안고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를 마친 뒤 백혜진은 “(이)용석이가 서포트를 잘해줘서 은메달을 땄다”며 미소 지었다. 이용석은 “은메달을 목에 걸고 있는데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윤경선 회장님, 박길우 감독님, 누나와 이 자리에 앉을 수 있어 행복하다”고 밝혔다.

16년 전 은메달 주역인 박 감독은 사령탑으로 다시 메달을 땄다. “험한 파도를 넘어 여기까지 왔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졌으니까 1% 부족한 거다. 선수들은 다 보여줬다. 그 1%의 운이 우리에게 없었다”고 돌아봤다.

이 메달 뒤에 윤 회장이 있다. 윤 회장은 리그를 만들어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 휠체어컬링에 힘을 불어넣은 이다. “결승 진출로 은메달이 확정된 후 금메달이 욕심이 나더라. 드라마의 한 장면을 연출하는 듯한 경기를 하는 것을 보고 행복했다”며 흐뭇하게 웃었다.

같은 병원에서 재활한 것이 인연이 된 둘은 컬링 이전에 배드민턴도 함께 했다. 장애인스포츠 최고 무대인 패럴림픽에서 은메달까지 땄다. ‘찰떡궁합’이 여기 있다.

역사적인 메달이지만, ‘금빛’이 아닌 것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4년 후 프랑스에서 털어내면 된다. 팀을 이뤄 믹스더블에 나서고자 한다. 이용석은 “항상 누나와 하는 것이 좋고 편하다”고 했다. 백혜진도 “용석이와 하는 것에 익숙해졌다. 끈끈하게 팀워크 잘 맞는다. 남편이 서운할 수 있지만, 용석이 택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실 백혜진은 남편도 휠체어컬링 선수다. 현재 혼성팀 일원으로 패럴림픽을 소화하고 있는 남봉광(경기도장애인체육회)이다. 그래도 다음 패럴림픽도 이용석과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남매 케미’ 계속된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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