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이해인, 첫 올림픽 데뷔전
차준환의 조언 “즐겨라” 새겨
“재밌었다”는 평가 듣고파

[스포츠서울 | 밀라노=김민규 기자] “이해인의 경기가 재밌었다는 얘길 듣고 싶어요.”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이해인(21·고려대)이 생애 첫 올림픽 데뷔를 하루 앞두고 마지막 점검을 마쳤다. 이해인은 16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 연습 링크에서 공식 훈련을 소화하며 쇼트프로그램 전반을 가다듬었다. 점프 타이밍과 스텝, 동선, 표정 연기까지 세밀하게 확인하는 모습에서 결전을 앞둔 집중력이 묻어났다.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은 18일 오전 2시45분 시작된다. 29명 중 24위 안에 들어야 20일 오전 3시에 열리는 프리스케이팅 무대에 설 수 있다. 이해인에게 이번 쇼트프로그램은 곧 올림픽 데뷔전이다. 팀 이벤트에도 나서지 않았기에 이 무대가 처음이자, 시작이다.
훈련을 마친 후 만난 이해인은 “연습만 할 때는 잘 몰랐는데 이제 다가오니까 올림픽이라는 대회에서 오는 긴장감이 정말 다르다는 느낌이 든다”면서 “그래도 여기까지 열심히 해왔으니 어떻게 되는 최선을 다해 좋은 연기를 펼치고 싶다”고 다짐했다.

앞서 열린 남자 싱글 경기에서는 예상 밖 실수와 이변이 이어졌다. 상위권 선수들이 잇따라 넘어졌고,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세계랭킹 1위’ 일리야 말리닌은 쇼트 1위에서 최종 8위로 추락하는 충격적인 결과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해인은 “남자 선수들 경기를 보면서 올림픽이 정말 떨리는 무대라는 걸 다시 느꼈다”며 “결과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이 보여준 스포츠맨십이 인상적이었다. 나도 빨리 경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첫 올림픽을 앞두고 남자 피겨 ‘간판’ 차준환(25·서울시청)에게 조언도 구했다. 돌아온 답은 간단했다. ‘즐겨라’였다. 이해인은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즐기면서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그 말을 명심하면 중압감을 조금 덜 수 있을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빙질에 대한 질문에는 담담했다. “얼음이 엄청 무르다는 느낌은 잘 모르겠고, 다만 굉장히 딱딱한 편은 아닌 것 같다”며 “우리에게 주어진 링크장이니 잘 맞춰서 타야 한다. 관중이 들어오면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하는데, 그 긴장도 잘 이겨낼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이해인이 이번 올림픽에서 듣고 싶은 말은 의외로 소박했다. 그는 “이전 대회에서 지적받았던 점이 보완됐다는 말을 듣고 싶다”며 “엄청난 경기력이 아니더라도 ‘이해인의 경기가 재미있었다’는 말을 들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메달보다 먼저 떠올린 단어는 ‘재미’였다. 완벽이 아닌 성장, 화려함보다 진심이 묻어났다. 신지아, 그리고 또 한 명의 피겨 요정 이해인이 올림픽의 첫 페이지를 연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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