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이웃 나라’ 일본은 오래전부터 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을 비롯해 주요 23세 이하(U-23) 대회에 21세 이하(U-21)로 선수를 꾸려 출전했다. U-23 연령대가 치르는 최고 메이저 대회인 하계올림픽 호성적을 겨냥해 조직력을 키우면서 A대표팀으로 올라갈 자원을 확충, 일본 축구 경쟁력을 키우는 데 목적을 뒀다.
유럽에서는 일찌감치 성장에 중점을 두고 연령대 대표팀 운영, 유사 시스템을 가동했다. 최근 아시아 주요 국가도 따른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막을 내린 U-23 아시안컵에서 한국과 겨룬 우즈베키스탄, 일본 모두 U-21로 대표팀을 꾸렸다.
국내에서도 U-21 세대로 비전을 그려야 한다는 견해가 지속했다. 그때마다 나온 얘기는 “병역 문화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갈수록 해외 리그 진출 선수가 늘어나는 한국 축구에서 주요 인재의 군 문제는 늘 화두다. 자연스럽게 각각 성적에 따라 병역 특례 혜택이 주어지는 아시안게임(금메달), 올림픽(동메달 이상)은 해외파를 포함해 더 큰 미래를 꿈꾸는 선수가 커다란 동기부여를 품는 무대다.
특히 아시안게임은 세계적 강호가 즐비한 올림픽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수월하다고 여겨 코치진부터 ‘올인’ 기조가 강하다. 실제 한국은 2014 인천 대회부터 지난 2022 항저우 대회까지 3연패를 달성했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LAFC)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희찬(울버햄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백승호(버밍엄 시티) 등 현재 A대표팀 주력 요원이 군 문제를 해결했다.



한국 축구를 장기간 책임지는 주력 해외파가 성장하려면 연령대 대표팀의 메이저 대회에 내보내 병역 혜택을 받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장기간 대한축구협회서부터 나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어느덧 한국 축구가 ‘올가미’에 갇히는 빌미가 됐다. 가장 큰 배경이 된 건 병역 의무 기간이 1년 6개월로 크게 줄면서다. 오현규(헹크) 오세훈(시미즈) 등은 연령대 대표팀에 집착하지 않고 20대 초반에 상무행을 선택, 이르게 군 문제를 해결하고 K리그에서 가치를 인정받아 해외파가 됐다. 이를 따르는 선수도 크게 늘었다. 자연스럽게 상무에서 대충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사라졌다. 김천 상무가 지난해까지 K리그1 2년 연속 3위를 차지하는 데 디딤돌이 됐다.
아시안게임에 전력을 다해 병역 특례자가 쏟아지고, 조기 상무행으로 군 문제를 해결하는 이들이 늘면서 어느 순간 평시 U-23 대표팀에 ‘뽑을 인재’가 줄었다.
전조 증상은 존재했다. 지난 2024년 4월 파리올림픽 티켓이 걸린 U-23 아시안컵에서 인도네시아에 밀려 8강에서 탈락한 ‘황선홍호’가 예다. 황선홍호는 앞서 아시안게임을 제패했지만,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했다. 올림픽 역시 ‘병역 혜택을 받아야 하는 자’로 꾸려야 한다는 분위기가 따랐는데 아시안게임 때 대부분을 소모해 동력이 크게 떨어진 게 컸다. 황 감독이 “핑계가 될 수도 있지만, 지금 연령별 팀 운영 구조와 시스템은 절대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 이유다.

이번 U-23 아시안컵에서 4위에 머문 ‘이민성호’도 마찬가지다. 9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땐 배준호(스토크시티) 양민혁(코번트리 시티) 등 군 문제를 해결 못 한 유럽파가 가세할 가능성이 크다. 설령 금메달을 딴다고 해도 2028 LA올림픽이 문제다. 지금도 “웬만한 스트라이커가 병역을 해결해 뽑을 선수가 없다”는 말이 나온다. 스트라이커 부재는 아시안컵에서도 확인됐다. 연령대 시스템에 ‘메스’를 대지 않으면 이런 흐름은 반복할 수밖에 없다.
kyi0486@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