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일, 야구 비하 논란

현역 선수 소신 발언까지

그래도 방방봐로 볼 필요가 있다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야구는 스포츠가 아니다.”

한국 축구 레전드 김남일(49)이 던진 한마디가 야구계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발언이라지만, 특정 종목을 비하하는 듯한 수위에 야구팬들과 현역 선수들까지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며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그러나 예능은 예능으로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서로 놀리고 웃는 게 방송이다. ‘방방봐(방송은 방송으로 봐)’가 필요한 셈이다.

지난 24일 방송된 JTBC 예능 ‘예스맨’에서 새 멤버로 합류한 김남일은 전 KIA 투수 윤석민을 앞에 두고 “솔직히 축구 말고는, 특히 야구는 스포츠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파격적인 발언을 던졌다.

사실 타 종목에 대한 존중 결여는 스포츠계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이다. 5년 전, 구자철이 개인 유튜브 촬영을 통해 직접 야구를 경험한 뒤 “야구 정말 힘들다. 앞으로 야구 욕하면 안 된다”고 말했듯, 모든 종목에는 그들만의 치열함과 고충이 있다. 야구 역시 144경기라는 대장정 속에서 매일같이 쏟아지는 정신적 압박과 정교한 기술을 요구하는 엄연한 프로 스포츠다.

현역 선수의 소신 발언도 이어졌다. 두산 투수 권휘는 개인 SNS에 김남일의 해당 발언 사진을 놓고 “야구가 몸이 편해 보여서 쉬운 스포츠라고 생각하는 건 착각이다. 편해 보이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이 몰리고 경쟁은 더 잔인하다. 종이 한 장 차이의 실력으로 인생이 갈리는 세계”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공 하나, 타석 하나가 주는 정신적 스트레스는 상상 이상이며, 야구는 몸보다 멘탈이 먼저 무너지는 스포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수 입장에서 종목의 정체성을 부정한 발언에 분노하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나락’과 ‘비판’이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요즘 같은 시대에, 공인의 말 한마디가 갖는 무게감은 절대 가볍지 않다. 김남일의 발언이 경솔했던 이유다.

그래도 지나치게 엄숙한 잣대로만 볼 필요는 없지 않을까. 프로그램의 콘셉트 자체가 출연진끼리 서로를 도발하고 ‘매운맛’ 토크를 주고받는 예능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남일은 윤석민이 아내 김보민 아나운서를 언급하자 “제 아내를 아느냐, 왜 만났느냐”며 질투 어린(?) 농담을 던지는 등 시종일관 예능적인 합을 맞추는 모습을 보였다.

축구와 야구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양대 인기 스포츠다. 라이벌 의식 속에서 주고받는 해묵은 농담이 예능이라는 틀 안에서 다소 거칠게 표현됐을 뿐이다.

다만, 레전드라는 타이틀이 주는 영향력을 고려할 때, 김남일 역시 향후 언행에 있어 조금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웃자고 던진 농담이 불특정 다수를 불편하게 하는 발언이 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스포츠 스타가 예능 무대에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매너’가 아닐까. duswns06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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