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현, 학폭 묵묵부답 출국

사과 한마디가 어려운 것일까

‘입장 정리’ 시간이 너무 길다

어른들이 움직여야 한다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학교폭력 침묵이 끝도 없이 길어지고 있다. 어엿한 프로 유니폼을 입고 나선 첫 공식 일정에서도 끝내 진심 어린 사과는 들을 수 없었다. 키움 신인 박준현(19) 얘기다. 사과가 어려운 것인가, 아니면 무엇이 문제인가. 가장 뼈아픈 대목은 프로 생활의 첫발을 떼기 전 ‘학폭 리스크’를 털어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키움 선수단은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스프링캠프지인 대만 가오슝으로 떠났다. 본격적인 시즌 담금질의 시작이다. 박준현은 1군 캠프에 합류했다. 키움 설종진 감독은 “그를 불펜 자원으로 기용할 것”이라며 1군 엔트리에 포함했다. 구단의 기대만큼은 확실해 보인다.

하지만 ‘학폭’ 꼬리표는 여전히 유령처럼 따라다닌다. 그는 현재까지 피해 학생에게 사과하지 않은 상태다. 지난달 초 충남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로부터 학교폭력 인정 처분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기한 내 서면 사과조차 이행하지 않았다. 지명 당시 ‘무혐의’로 알려졌던 결과가 뒤집히며 가해자로 확정됐지만, 그 어떤 조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키움 측은 “입단 전 사안이라 징계 명분이나 제재 근거가 없다”며 선수 측의 결정을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KBO 역시 대책 마련을 이유로 말을 아끼고 있다.

물론 이제 갓 스무 살이 된 어린 선수다. 잘못을 저지를 수 있고, 이를 반성하며 고쳐나갈 기회는 분명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처럼 아무런 움직임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이 과연 그의 미래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입장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변호인 측의 설명도 이제는 설득력을 잃어간다.

그의 법정 대리인인 김의성 변호사는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조금 더 기다려달라. 피해자 측에 먼저 연락을 취하며 만남을 추진 중이지만 아직 성사되지 않았다”며 “상황이 정리되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겠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기다림이 너무 길다. 이미 프로 유니폼을 입고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최근 학폭 리스크로 명문대 입학이 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르는 엄중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박준현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회피만 하는 모양새다. 프로 무대라는 공적인 공간에 서기 전, 리스크를 지울 골든타임은 이미 지나버렸다.

스무 살 청년에게 압박을 가하자는 것은 아니다. 결자해지의 시점을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사과 한마디면 끝날 일을 미루고 미루다 결국 곪게 만든 것은 누구인가.

주변 어른들이라도 나서서 이 비정상적인 침묵을 깨야 한다. 사과 한마디, 혹은 입장 정리가 늦어지는 이 시점. 오히려 유망주를 더 큰 낭떠러지로 밀어 넣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볼 때다. duswns06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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