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인천공항=이소영 기자] “연봉값하려면 더 잘해야 한다.”

연봉 인상의 기쁨도 찰나였다.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다.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문 키움의 올시즌 각오가 남다르다. 무너진 위상을 되찾으려면 성적으로 증명할 수밖에 없다. 마무리 캠프부터 임시 주장직을 맡은 키움 임지열(31)의 어깨가 무겁다.

키움은 22일 스프링캠프 차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대만으로 출국했다. 절대적 에이스인 안우진을 비롯해 이용규 플레잉 코치, 박병호 잔류군 코치 등도 동행한 가운데, 키움의 목표는 뚜렷하다. 선수단과 설종진 감독은 “최하위권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입을 모았다.

어느 정도 전력 보강이 이뤄졌지만, 여전히 ‘꼴찌’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설상가상 지난시즌까지 주장으로 팀을 이끈 송성문(샌디에이고)마저 미국으로 떠났다. 제 몫을 다하랴, 선수단도 하나로 뭉치랴, 신경 써야 할 부분도 늘었다. 주장의 숙명인 셈이다.

아직 공식선임 전이라며 손사래를 친 임지열은 “힘들다고 들었다. 그래도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면 그 나름대로 뿌듯할 것 같다. 내가 특별히 이끌려고 하는 것 보다, 같이 갈 수 있게끔 더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실제 시즌 중에도 책임감을 여러 번 내비쳤는데, 이날 역시 결의가 굳건했다.

무엇보다 지난시즌 처음으로 1군 풀타임을 소화했다. 프로 데뷔 후 첫 두 자릿수 홈런과 도루를 기록했고, 연봉도 5800만원에서 1억1000만원으로 껑충 뛰며 억대 반열에 올랐다. 키움의 올해 연봉 계약자 대상자 가운데 가장 높은 인상액이다.

주변의 축하 속에도 마냥 웃을 수는 없었다. 눈앞의 현실이 만만치 않은 까닭이다. 그는 “기쁜 건 사실”이라면서도 “연봉값 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고, 앞으로 더 잘하는 게 중요하다”고 덤덤히 말했다. 이어 “선수로서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당연하다”며 “최근 팀 성적도 계속 안 좋았다. 모든 부분에 집중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초라한 성적에서 가장 먼저 벗어나고 싶은 건 다름 아닌 선수들이다. “모두 우리를 하위권이라고 평가한다”며 운을 뗀 임지열은 “전력상 하위로 분류될 여지는 있다. 다만 야구공은 둥글기 때문에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 개인적으론 기대도 되고, 잃을 것도 없다. 조금 더 도전하는 마음으로 시즌을 치르겠다”고 전했다. ssho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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