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검사님은 언제부터 그리 잘생겼는데예?”

뽀글머리에 투박한 화장이 묘하게 어울린다. ‘봄날의 햇살’처럼 긴 생머리에 치마가 어울렸던 배우 서은수가 ‘청순’ ‘단아’ ‘첫사랑’과 같은 수식어를 지웠다. 디즈니+ ‘메이드 인 코리아’에선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껄쭉한 입담과 부산 사투리를 가진 야생녀만 있을 뿐이다.

서은수는 최근 스포츠서울과 만나 “늘 예쁘고 사연 있는 역할만 하다가 에너지를 뿜어내는 ‘활어’ 같은 캐릭터를 만나니 갈증이 해소됐다”며 눈을 반짝였다.

극 중 오예진은 마약 수사반의 홍일점이다. 험한 남자들의 세계에서 깡다구 하나로 버티는 수사관이다. 서은수는 대본을 보자마자 본능적인 이끌림을 느꼈다.

“감독님 미팅 날, A4 용지에 캐릭터 분석과 제가 왜 이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빼곡히 써서 갔어요. 그만큼 간절했거든요. 예쁘게 보이는 건 중요하지 않았어요. 그 시대의 치열함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날 것’의 얼굴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실제 부산 출신인 그에게 사투리는 날개가 됐다. 패션도 다소 촌스럽다. 강렬함과 올드함이 더러 섞여 있다. 상사에게 “알랭 드 롱을 닮았다”고 하는 당돌함과 남들보다 한 톤 높은 목소리를 가진 천덕꾸러기같지만, 일할 때는 눈이 살아있다.

“그 프로의식이 오예진을 만든 것 같아요. 열정을 빌미로 까부는 스타일이긴 한데, 정말 일 하나만큼은 확실히 하는 인물이 되고 싶었어요. 그래야 멋이 생기죠.”

유독 오예진이 좋았던 건 서은수의 내면과 닮았기 때문이다. 어린시절 부산에서 상경한 깡다구와 3학년이 되자마자 각종 드라마와 광고 촬영 현장을 뛰어다닌 독기가 있다. 학교를 재적당할지언정 일은 포기하지 못했던 도전정신도 있다. ‘마녀2’에선 총을 들었고, MBC ‘수사반장 1958’에서도 드글드글한 남자들 사이에서 생존했다.

“주체적인 인물에 매력을 느끼는 거 같아요. 저도 하고 싶은 거 하는 사람이잖아요. 그 매력에 대한 신념으로 밀고 왔어요. 제 스스로가 그런 인물이다 보니까 수동적인 스타일보다는 주도적으로 자기 인생을 끌고 가는 인물에게 매력을 더 느끼는 것 같아요. 저도 뭐 하나 꽂히면 직진하거든요. 그런 인물이 좋아요.”

정우성, 현빈 등 당대 최고의 배우들이 즐비한 ‘메이드 인 코리아’에서 서은수는 결코 작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어둡고 무거운 누아르의 공기 속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능청스러운 생활 연기와 애드리브는 그가 단순히 ‘변신’에만 성공한 것이 아니라, 극의 흐름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내공’을 갖췄음을 증명했다.

서은수는 “시즌1이 날뛰는 활어였다면, 시즌2에서는 사건의 중심으로 깊숙이 들어가요. 더 능숙하고, 때론 광기 어린 모습으로 또 다른 변화를 보여드릴 거예요..”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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