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염진근 기자] 드라마 속 김혜자가 두 다리를 쓰지 못하는 손석구를 집에서 돌보며 고단해하던 모습, 이는 비단 드라마 속 이야기만이 아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위한 헌신적인 돌봄 뒤에는, 간병인의 육체적·정신적 고통이라는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모션베드 전문 기업 ‘모베(MOBE)’의 오수한 대표는 “요양은 병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집에서도 이어진다”며 “환자뿐만 아니라 ‘돌보는 사람’까지 편안해야 진정한 요양”이라고 강조한다. 초고령화 시대, ‘집구석 병원’을 혁신하고 있는 재가요양 침대 브랜드 ‘모베 더 쉼’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집으로 돌아오는 환자들’…커지는 재가요양 시장

한국은 2025년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병상 부족, 간병비 부담, 요양시설 기피 현상이 맞물리며 병원 치료 후 집에서 회복과 요양을 이어가는 ‘재가(在家)요양’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오 대표는 이 지점에서 ‘틈새’를 봤다. 기존 침대 시장은 수면 위주의 ‘일반 침대’와 기능 위주의 투박한 ‘병원 침대’로 양분되어 있었다. 가정에서 요양을 하려면 인테리어를 해치는 병원 침대를 들여놓거나, 기능이 없는 일반 침대에서 고된 간병을 해야 했다. 모베는 이 간극을 파고들어, 의료와 일상을 연결하는 재가요양 특화 브랜드 ‘모베 더 쉼’을 올해 론칭했다.

◆ “어머니의 무너지는 허리를 보며 결심했죠”

‘모베 더 쉼’의 개발 배경에는 오 대표의 아픈 개인사가 있다. 코로나19 당시, 거동이 불편한 부친을 집에서 모시게 된 그는 모션베드를 설치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머니가 간병으로 인해 허리와 무릎 통증에 시달리는 것을 목격했다.

“기존 모션베드는 환자가 눕기에만 편했지, 환자를 옮기거나 자세를 바꿔주는 보호자에게는 여전히 중노동이었습니다. 어머니의 허리가 무너지는 것을 보며 ‘보호자의 몸을 지키는 침대’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죠.”

이 경험은 제품의 설계 철학을 완전히 뒤바꿨다. 환자의 편의는 기본이고, 보호자의 ‘간병 노동’을 줄이는 데 기술력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 보호자를 위한 기술, 병실을 지우는 디자인

‘모베 더 쉼’은 국내 자체 공장과 연구소를 통해 ‘메이드 인 코리아’ 기술력을 입증하고 있다. 핵심은 ▲보호자와 환자의 동시 편의 ▲가정 친화적 디자인이다.

우선 침대 상판이 회전하여 휠체어 이동 동선을 최적화했고, 보호자가 허리를 깊이 숙이지 않고도 식사 보조나 체위 변경을 할 수 있도록 침대 높낮이 조절(리프트) 범위를 대폭 넓혔다. 특히 밤새 환자의 자세를 바꿔줘야 하는 수고를 덜기 위해 ‘자동 체위 변경’ 기능을 탑재했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환자’라는 낙인을 지우는 데 주력했다. 차가운 철제 대신 따뜻한 나무 질감의 헤드보드를 사용하고 조명, USB 포트 등을 내장해 일반 가구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오 대표는 “집에 병원 침대를 두는 순간 환자는 심리적으로 위축된다”며 “인테리어와 어울리는 디자인은 환자의 정서적 안정까지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 AI·IoT 입은 침대, ‘비대면 의료 플랫폼’ 꿈꾼다

모베는 단순 제조사를 넘어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현재 개발 중인 ‘슬립센서(Sleep Sensor)’ 기술은 수면 중 호흡, 심박, 체중 등 생체 데이터를 감지해 앱으로 전송하며, 야간 낙상이나 무호흡 등 위급 상황을 알리는 기능까지 갖췄다.

향후에는 이 데이터를 비대면 진료 시스템과 연동해 의사가 원격으로 환자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음성 명령만으로 침대를 조작하는 ‘IoT 모션 컨트롤’ 기술을 통해 거동이 불편한 환자의 자립을 돕는다.

오수한 대표는 “우리는 단순히 침대를 파는 것이 아니라 가족의 건강과 돌봄 문화를 바꾸는 기업”이라며 “한국형 재가요양 침대의 표준을 만들어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에서 ‘K-요양’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하고 있다. 초고령화, 가족 구조 변화, 간병비 부담, 병상 부족, 요양시설 기피 현상 등이 겹치며 환자가 병원보다 집에서 장기간 머무는 경우가 빠르게 늘고 있다. 그 결과 재가요양 시장이 등장했다.

이에 재가요양의 핵심 가구 중 하나인 침대가 잠을 위한 가구에서 의료와 일상을 연결하는 장치로써의 역할로 확장되고 있다. 그래서 아직은 작지만 높아지는 수요층을 겨냥해 산업의 틈을 파고든 선도기업이 있다. 바로 모션침대 제조사 모베가 올해 선보인 재가요양 침대 브랜드 ‘모베더쉼(MOBE the 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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