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잠재력은 잠재력일 뿐, 가능성을 증명해라!

올시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든 샌프란시스코 이정후(27)의 2026년이 순탄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비시즌에도 수비 지적이 이어지고 있고, 설상가상 코너로 밀릴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야구에서 수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기본기다. 아무리 타격 능력이 좋아도, 수비가 뒷받침해 주지 않으면 주전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KBO리그뿐 아니라, 메이저리그(ML)도 마찬가지. 국내 사령탑 역시 “공격보다는 수비가 더 중요하다”며 “수비가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소위 날고 기는 선수들만 모인다는 빅리그에서 수비 허점은 치명적이다. 올해 샌프란시스코는 외야 수비에서 아쉬움을 삼켰다. 팀 OAA(평균 대비 아웃카운트 처리)는 -18로 리그 최하위를 기록했고, 좌익수 엘리엇 라모스는 -9, 중견수로 나선 이정후 또한 -5로 기대에 못 미쳤다. 투수진 보강만큼이나 시급하다는 평이 따르는 이유다.

MLB닷컴은 이정후가 KBO리그 시절 정교한 수비로 명성이 높았던 점을 꼬집으며 “향후 중견수로 뛸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코너로 이동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마이크 야스트렘스키 트레이드로 오른쪽 외야에 공백이 생겼다. 내부 경쟁도 있고, 외부 영입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전했다.

실제 버스터 포지 사장도 외야 수비력에 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최근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단장 미팅에서 “외야 전반의 수비력이 더 좋아져야 하는 건 분명하다”며 “코치진과 함께 이정후의 개선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정후는 여러모로 파란만장한 시간을 보냈다. 2024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달러에 계약했지만, 어깨 부상 탓에 37경기 출전에 그쳤다. 올해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했는데, 162경기를 뛰면서 기복을 보였다.

무엇보다 시즌 초반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첫 30경기에서는 타율 0.319, OPS(출루율+장타율) 0.901을 마크하며 존재감을 떨쳤다. 그러나 이후 페이스가 떨어졌고, 6월에는 타율 0.143, OPS 0.551로 부진했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라면 후반기에는 반등에 성공해 57경기, 타율 0.293, OPS 0.759를 기록했다.

포지 사장은 “이정후에게 정말 중요한 시즌”이었다며 “자기 객관적인 선수인 만큼 본인 스스로 많이 분석했을 것이다. 적응하는 과정도 필요했다고 본다. 내년에는 확실히 더 나아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신임 감독 토니 비텔로 또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이정후 역시 수비력 강화를 다짐했다. 최근 두 시즌 동안 재활에 매진해야 했던 만큼 올겨울은 체력과 근력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수비 지표는 외야수끼리 얼마나 잘 소통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라며 “외야수들과 처음 호흡을 맞췄지만, 의사소통을 더 잘해야 했다. 중견수는 ‘쿼터백’ 역할이다. 내년에는 더 공격적이고 적극적으로 소통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기대와 의문이 공존하는 가운데, 2026시즌에는 증명해야만 한다. sshon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