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상암=김용일 기자] “창피할 정도로 올해 가장 안 좋았다.”
이번시즌 K리그1 안방 최종전에서 김천 상무에 또다시 패한 FC서울 김기동 감독은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말했다.
김 감독은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37라운드 김천 상무와 홈경기에서 1-3으로 완패한 뒤 “전반은 내가 봐도 실망스러운 경기였다. 기술 지역에 서 있기 창피할 정도로 올해 들어 가장 안 좋았다. 선수들의 집중력도 약했다”며 작심한 듯 말했다.
또 “후반 앞두고 라커룸에서 위치를 잡아줬다. 흐름을 가져왔다. 경기 중 기회를 만들었다”면서 “추가골이 나왔으면 쉽게 갈 수 있었는데 골을 못 넣었다. (종료까지) 10~15분 남겨두고 승부를 걸어야 했다. (둑스와 천성훈 등) 공격수를 넣으면서 공격적으로 할 때 퇴장이 나왔다. 막판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대로 서울의 전반은 참혹했다. 김천의 강한 압박과 효율적인 뒷공간 패스에 속수무책당했다. 전반 33분 ‘수원삼성맨’ 김주찬에게 선제실점했다. 전반 추가 시간 ‘캡틴’ 린가드가 주어진 한 번의 기회를 살려 동점골을 꽂아넣으며 반전하는 듯했다. 후반 들어 황도윤, 문선민, 둑스, 천성훈 등을 투입하며 승부를 걸었는데 몇 차례 기회를 날렸다.
특히 둑스와 천성훈이 투입된 직후 최준이 거친 태클로 경고 누적 퇴장했다. 1분 뒤인 후반 43분 김천 박세진에게 결승골을 허용했고 종료 직전 박태준에게 KO펀치까지 맞으며 무너졌다.
경기가 끝난 뒤 서울 서포터 ‘수호신’을 비롯해 다수 팬은 “김기동 나가!”를 쩌렁대게 외쳤다. 김 감독은 “팬에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선수의 집중력 저하와 관련한 질문에 “글쎄 모르겠다. 일주일간 준비할 때 너무나 좋았다. 오늘 기대를 많이 했다. 훈련 때와 다른 모습을 보여서 당황스러웠다. 선수들과 그런 부분에 관해 얘기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최준의 퇴장 상황과 관련해서는 “지나간 일이다. 준이도 열심히 하려다가 그런 상황이 나왔다. 전반부터 집중력이 발휘되지 않은 게 이어지지 않았나”라고 되짚었다.
서울은 지난 8월17일 김천과 26라운드 원정에서 2-6 참패한 것을 안방에서 설욕하려고 했는데 또다시 패배 수렁에 빠졌다. 리그 3경기 연속 무승(1무2패) 부진에 빠지며 승점 49로 5위를 유지했다. 이날 대전하나시티즌과 1-1로 비긴 강원FC가 승점 49를 마크하며 서울과 타이를 기록했다. 다득점에서 뒤져 6위인데 최종전 결과에 따라 서울은 강원에 5위 자리를 내줄 처지에 몰렸다.
5위를 사수해야 하는 건 차기 시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2(ACL2) 출전권 획득 때문이다. 내달 코리아컵 결승에서 전북 현대가 광주FC에 이기면 K리그1 5위가 ACL2에 진출한다. 이미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출전에 실패한 서울로서는 최소 ACL2 진출권만큼은 품겠다는 의지를 두고 있다.
서울은 오는 30일 이번시즌 우승 팀인 전북 현대 원정을 통해 최종전을 치른다. 김 감독은 “후반기 들어 기술적으로, 팀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발생한다. 유종의 미를 거두도록 하겠다”며 “지금 선수를 다그치거나 훈련 강도를 높일 일이 아니다. 문제점에 관해 얘기하면서 가는 게 맞지 않을까”라고 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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