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광주=김동영 기자] ‘혼돈’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비디오판독에서 혼란이 발생했다. 규정을 묘하게 적용한 모양새다. KIA는 피해를 봤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사과도 했단다.

상황은 지난 7일 창원 NC전에서 발생했다. 0-2로 뒤진 9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 타석에 윤도현이 섰다. NC 투수는 류진욱이다. 윤도현은 파울 2개 포함해 7구 승부를 펼쳤다. 카운트 2-2에서 7구째 시속 148㎞ 속구가 몸쪽 높이 들어왔다.

윤도현이 배트를 내다가 고개를 돌리며 피했고, 배트도 멈췄다. NC 포수 김형준이 공을 잡지 못했다. 이때 심판 콜이 없었다. 김형준은 공을 쫓았고, 윤도현은 잠시 멈칫한 후 1루로 달렸다. 김형준이 1루로 던졌으나 세이프 판정이 나왔다.

NC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파울 여부’와 ‘1루 세이프 혹은 아웃 여부’다. 그런데 박근영 주심이 마이크를 잡은 후 체크스윙 여부까지 판독한다고 발표했다. 이쪽은 NC가 요청한 것이 아니었다. 심판진이 ‘알아서’ 추가한 셈이 됐다.

판독 결과 윤도현은 스윙으로 나왔고, 1루에서도 세이프가 아닌 아웃으로 나왔다. 현장에서 심판진이 발표했다. 이범호 감독이 그라운드로 나왔다. 어필 후 퇴장이다.

이범호 감독은 “심판이 체크스윙과 1루 아웃에 대한 판독을 한다고 했다. 판독 후에 하는 말은 파울 여부와 1루 아웃 여부라고 하더라. 체크스윙은 체크스윙만 봐야 한다. 파울은 못 보는 건 아닌지 물었다. NC에서 파울과 세이프 두 가지 요청했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파울이 아니니까 낫아웃이 성립되고, 1루에서 아웃이다. 둘 다 성립이 된다. 그건 맞다. 그런데 체크스윙 판독 요청을 안 했는데 그 부분을 봤다. 그 얘기를 했다. 심판은 스윙이라 생각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KIA 관계자는 “NC에서 요청한 것은 파울 여부 요청이다. 체크스윙이 아니다. 추가로 1루 아웃-세이프까지 2개 요청했다. 박근영 심판이 발표할 때 체크스욍과 1루 아웃-세이프 판독한다고 말했다”고 짚었다.

파울인지 아닌지 판단은 간단하다. 배트에 공이 맞았으면 파울이다. 이것만 보면 된다. 아울러 애초에 심판이 스트라이크-볼 콜을 하지 않았다. 체크스윙은 심판이 스윙 혹은 노스윙 판정을 한 후 요청할 수 있다. 윤도현의 방망이가 돌았다고 하더라도, 콜이 없으니 체크스윙 비디오판독이 성립이 아예 안 되는 셈이다.

NC 요청대로면, 파울 여부만 봤어야 했다. 심판 판정이 나오지 않았기에, 파울이 아니면 그냥 볼이다. 카운트 3-2에서 타석이 계속되어야 했다. 정작 심판진이 ‘파울’과 ‘체크스윙’, ‘1루 아웃’까지 세 가지를 한 번에 결정했다. KIA가 피해를 봤고, NC는 이득을 봤다. 다음 타자 박찬호가 홈런을 치면서 1-2로 따라갔다. KIA는 그래서 더 아쉽다.

KIA 관계자는 “KBO도 심판이 콜을 하지 않은 것과 판독 후 1루에서 말을 잘못한 것은 인정했다. 죄송하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규정 오적용에 대한 사과를 받은 것이다.

체크스윙 비디오판독이 도입되면서 발생한 일로 풀이된다. 혼란한 상황이 발생했다. 뭔가 정확한 규정 정립이 필요해 보인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