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거장은 거장이다. 박찬욱 감독이 이름값을 제대로 해냈다. 신작 ‘어쩔수가없다’가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세계 최초 상영돼 9분간 기립박수를 받았다.

영화 ‘어쩔수가없다’가 29일 오후 9시 45분(이하 현지시각) 베니스국제영화제 메인 상영관 살라 그란데(Sala Grande) 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 상영에 나섰다.

‘어쩔수가없다’는 회사원 만수(이병헌 분)가 해고된 후 재취업을 위한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도널드 웨스트레이크 소설 ‘액스(THE AX)’를 원작으로 한다.

이날 진행된 시사회에선 박찬욱 감독과 배우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이 참석했다. 이어 1032석의 좌석을 채운 관객들은 박찬욱 감독이 완성한 필사의 생존극에 한껏 몰입했다.

특히 박찬욱 감독 특유의 아이러니한 유머가 순간순간 웃음을 자아냈고, 인물에 입체감을 더하는 배우들의 호연이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상영이 끝난 직후 관객들의 기립박수와 환호가 약 9분 동안 지속됐다.

뜨거운 반응은 곧 호평으로 이어졌다. 세계적인 비평 사이트 로튼 토마토(Rotten Tomatoes)에서 신선도 100%를 기록하며 국내외 최고의 기대작임을 입증했다.

이와 관련해 박찬욱 감독은 “관객들에게 처음 선보이는 자리였는데, 영화를 본 분들이 찾아와 모두 재미있다고 말해주더라. 그 말이 진심이길 바라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베네치아를 달군 ‘어쩔수가없다’는 오는 9월 17일 개막하는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또 한 번 영화인들을 만난다. 앞서 박찬욱 감독은 2019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원작 소설과 관련해 “가장 만들고 싶은 이야기”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부산국제영화제는 한국 영화계의 빼놓을 수 없는 존재인 박찬욱 감독의 오랜 꿈을 개막작으로 선정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정한석 집행위원장은 “박찬욱 감독이 가장 만들고 싶었던 이야기를 올해 영화제의 첫날에 많은 관객과 함께 어울려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벅차고 설렌다”며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선정이 계기가 되어 이 작품에 대한 관심이 더욱 늘어나고, 한국 영화에 관한 관심으로까지 이어지는 긍정적인 자리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어쩔수가없다’는 한국 영화의 위기 속에 출격하는 작품이다. 지속된 한국 영화의 부진은 관객 감소, 제작 축소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시기에 호평과 함께 출발선에 선 ‘어쩔수가없다’의 등장이 반가운 건 당연한 이유다.

더불어 박찬욱 감독은 ‘어쩔수가없다’로 지난 2005년 작품 ‘친절한 금자씨’ 이후 20년 만에 베니스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박찬욱 감독 개인에게도 의미가 깊을 수밖에 없다.

이제 글로벌 영화 시장에서 ‘K 콘텐츠’는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 중 하나다. 여기에 거장의 이름값까지 더해졌다. 과연 ‘어쩔수가없다’가 한국 영화계와 박찬욱 감독에게 어떤 유의미한 결과를 남기게 될 지 전 세계 영화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jay09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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