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국악관현악단 수상음악 프로젝트 ‘웨이브’

김성국·김희선 명곡…젊은 작곡가 5인의 신작

월드그룹 ‘공명’ 박승원의 첫 연출작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한여름 밤 서울의 중심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음악으로 느끼는 수상음악 프로젝트가 펼쳐진다.

세종문화회관이 오는 2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수상음악 프로젝트 ‘웨이브(WAVE)’ 첫 무대를 선보인다.

‘웨이브’는 조선 후기 화가 단원 김홍도의 그림 ‘월야선유도(月夜船遊圖)’에서 영감을 받아 기획됐다. 달빛 아래 대동강에서 배를 타며 풍류를 즐기는 모습을 물과 사람, 음악과 공간으로 어우러진 전통의 정서로 바라보며 동시대 감각으로 재해석한 무대다.

앞서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은 전통적 풍경을 오늘날의 감성으로 풀어내기 위해 ‘한강’을 주제로 전국적으로 신작을 공모했다. 이를 통해 선정된 젊은 작곡가 5인의 작품은 1부에서 감상할 수 있다.

정통 예술가들의 무대도 마련한다. 2부에서는 한국 고대의 가장 오래된 서정시 공무도하가(김성국 작곡)와 한강을 주제로 한 기존 창작곡 한가람의 숨(임희선)이 펼쳐진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이승훤 단장은“작곡가들도 음악가이기 이전에, 관객과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다. 현재 관객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 감각을 동시대의 언어로 바라보고 도전해야 국악관현악도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공연은 계승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는 국악의 가능성을 실험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 중의적 의미를 지닌 수상음악

‘웨이브’는 단순 신작 발표 무대에 그치지 않는다. ‘수상음악’이라는 명칭에는 중의적 의미가 담겨 있다. 국악관현악의 새로운 흐름을 시도한 작품들이 ‘상을 받을 만한 음악’이자, ‘물 위에서 즐기는 음악’이라는 상징성을 지닌다. 이번 무대는 물의 순환성을 모티브로 공모~초연~재연이라는 단계적 창작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

올 상반기 전국 단위로 진행된 신작 공모를 통해 ▲창의성 ▲음악성 ▲주제 적합성 ▲작품 완성도 ▲대중성을 갖춘 김준표·최은아·조재완·박한규·박준석 5인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들은 이 단장과 상주작곡가 김현섭·이고운의 멘토링을 받아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번 행사를 통해 관객과 마주하는 5편의 신작은 전통의 뿌리를 지키되, 감각은 현대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악관현악이 특정 문법에 머무르지 않고, 동시대의 언어로 표현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는 것.

이번 공연에서 발표되는 신작들은 공연 후 관객과 전문가의 평가를 바탕으로, 향후 다시 무대에 오를 기회를 얻게 된다. 이 가운데 가장 우수한 작품은 다음 해 ‘웨이브’ 2부 프로그램에 재구성·재연될 예정이다.

◇ 월드뮤직 그룹 ‘공명’ 박승원, 생애 첫 연출 도전

2부에서는 김성국의 ‘공무도하가’, 임희선의 ‘한가람의 숨’이 연주된다. 두 작품 모두 물의 서사와 감정의 흐름을 주제로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이야기한다.

앞서 초연되는 1부 신작들과 유기적인 연결을 이루며 공연 전체의 서사를 완성할 예정이다.

무대 연출은 월드뮤직 그룹 ‘공명’의 멤버 박승원이 맡는다. 감각적인 타악 기반 음악으로 주목받아온 그는 이번 공연에서 음악과 공간의 호흡으로 공연의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gio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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