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애착은 없어요. 악인이잖아요.”

배우 오정세가 JTBC 토일드라마 ‘굿보이’ 속 최강 빌런 ‘배드보이’로 변신했다. 오랜 시간 캐릭터와 한 몸이 됐지만 악인을 이해하는 과정은 철저히 경계했다.

오정세는 지난 17일 스포츠서울과 만나 ‘굿보이’ 종영과 관련해 “민주영의 최후가 아주 통쾌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굿보이’는 특채로 경찰이 된 국가대표 메달리스트들이 정의와 상식이 무너진 사회에 맞서 싸우는 코믹 액션 청춘 수사극이다.

오정세는 ‘굿보이’ 속 빌런 ‘배드보이’ 민주영을 맡았다. 평범한 세관 직원 같지만 그 이면엔 불법으로 쌓아 올린 검은돈과 권력을 가진 인물이다. 국가대표 메달리스트들이 각자의 종목으로 특색을 갖춘 반면, 민주영은 오히려 ‘무색무취’에 가까운 빌런이다.

오정세는 “나머지 친구들은 자신만의 기술이 탑재돼 있다. 민주영에겐 검은 권력이 있어서 오히려 외적으로는 별로 안 무서워 보이는 것이 자신의 무기라고 생각했다”며 “자신이 견고하게 쌓아 올린 세계가 무너지지 않는다는 확고한 믿음과 신념이 있기 때문에 두려움 자체가 없는 인물”이라고 해석했다.

그런 민주영은 극 초반부 정체가 드러난다. 수사물에서 최종 빌런의 정체가 후반부 반전 요소로 작용하는 것과 달리 ‘굿보이’는 초반부터 민주영의 정체를 노출해 차별점을 뒀다. 다만 이는 양날의 검이다. 드러난 빌런의 존재는 후반부 서사의 강점이 될 수도 있지만 오히려 김이 새는 약점이 될 수도 있다.

오정세 역시 “비슷한 장르에선 빌런이 초반부 숨겨져 있다가 반전 묘미도 주면서 정체가 드러나는데 ‘굿보이’는 초반부터 정체를 드러낸다”며 “저한테 있어선 그걸 어떻게 끌고 나갈지가 첫 번째 숙제였다. 저는 까면 깔수록 악이 더해지는 인물로 그려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탄생한 민주영은 지극히 평범한 직장인의 얼굴에서 점차 괴물이 되어간다. 이는 내면뿐만 아니라 외면까지다. 오정세는 “피 분장할 때 ‘괴물 같은 느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제작진과 상의하면서 ‘굿보이’ 팀으로 인해 상처가 나면서 민낯이 벗겨진 느낌으로 피 분장을 했다. 그렇게 민주영을 조금씩 그려나갔다”고 이야기했다.

아등바등 살아왔던 민주영에게 돈은 그야말로 권력 그 자체였다. 오정세는 누구보다 평범했던 민주영이 돈으로 인해 타락해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그러면서도 서사에 이입하지 않았다. 민주영이 용서받을 수 없는 악인이기 때문이다.

오정세는 “민주영을 이해하는 서사가 되지 않길 바랐다. 제가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검은돈, 검은 권력의 무서움이었다”며 “애정도는 전혀 없다. 개인적으로 애착이 가진 않는다. 서사가 있지만 깊게 들어가지 않으려고 했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장르 특성상 민주영은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고, 권선징악 메시지에 따라 ‘굿보이’가 승리함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오정세는 “시청자들에게 민주영의 결말이 아주 통쾌하길 바란다. 통쾌함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어느 ‘선’을 넘으면 그것 또한 또 다른 폭력이 될 수 있다.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사이다를 드리고 싶다”고 인사했다. sjay09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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