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imburg 농업연구소와 VOG Products 유럽 최대 사과 가공·유통 플랫폼, 자치분권형 농업의 핵심 인프라로 주목

[스포츠서울ㅣ춘천=김기원기자]강원연구원(원장 현진권)은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현지조사 대표단(현진권 원장 등 연구진)은 해외사례 조사 출장(6.26~7.4) 중 이탈리아 남티롤 자치주를 방문했다.

대표단은 7월 2일 Laimburg Research Centre의 부소장(Deputy Director) Walter Guerra 박사와 만나, 농업연구소가 지역 농업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으며, 그 역할을 국가와 국제적으로 어떻게 확장하고 있는지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눴다.

Laimburg는 남티롤 자치주 산하의 공공 연구기관으로, 과수, 포도, 산간농업, 식품가공, 병해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용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 디지털 과수원(LIDO), 감각분석센터, 파일럿 가공시설 등 첨단 실증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며, 농업인 자문위원회와 협력해 현장 중심의 밀착형 연구 체계를 운영 중이다.

Walter Guerra 박사는 Laimburg 연구소가 단순히 기술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농가의 수익 향상, 정책 설계, 품질 기준 마련, 기후변화 대응 전략 수립 등 폭넓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연구소는 정책, 행정, 농민 간을 연결하는 조정자 역할을 하며, 이러한 기능 자체가 자치권 실현의 핵심 기반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또 Laimburg가 기후변화, 품종 다양성, 자동화와 같은 글로벌 이슈에 대응하는 ‘개방형 연구소’로 진화하고 있으며, 농업현장의 디지털 전환과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체계 구축이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표단은 또한 남티롤 지역의 대표적인 과일 가공·유통 전문기관인 VOG Products를 방문해, 지역 농산물의 가공과 유통을 통합한 운영 모델과 농가 중심의 산업화 전략을 벤치마킹했다. VOG Products는 2개 생산자 조직과 17개 협동조합, 약 6,000여 개의 농가가 참여하는 대규모 과일 가공 전문 기업으로, 연간 30만~40만 톤에 이르는 과일(주로 사과)을 처리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된 제품은 전 세계 50여 개국, 500여 고객사에 수출되고 있으며(수출 비중 약 90%), B2B 산업용 반제품뿐 아니라 Leni’s, ALPL과 같은 자체 소비자 브랜드 제품과 다양한 프라이빗 라벨 제품도 함께 생산하고 있다.

VOG Products 측은 시장가격에 좌우되지 않고, 가공 단가를 기준으로 농가에 수익을 환원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안정적인 소득 구조를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3/24년 기준으로 농가에 지급된 금액은 총 6,350만 유로에 달하며, 원료·자재의 71%를 지역 업체로부터 구매하는 등 협동조합이 중심이 된 지역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실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상품성이 떨어지는 사과까지 포함해 모든 품질의 과일을 수매하는 시스템을 운영함으로써, 농가의 출하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식품 폐기물 저감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원연구원은 이번 현지 방문을 통해, Laimburg와 같은 자치형 농업연구 모델이 강원도에도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지역의 농업 문제를 현장에서 직접 연구하고 이를 정책으로 연결할 수 있는 자체 연구 인프라의 구축이 중요하며, 스마트 관개, 친환경 병해충 방제, 품종 다양화 등 지속가능한 고랭지 농업 기술의 체계적인 도입 가능성도 함께 살펴볼 수 있었다.

또한 VOG Products의 사례를 통해, 농산물 가공을 중심으로 한 수익 구조 혁신(전 품질 수매, 다양한 가공제품 생산 등)을 통해 지역 내 가공-고용-소득이 순환되는 구조를 만들어가는 것이 강원도에도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게 되었다.

특히, ‘연구-가공-유통-브랜드’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된 자치 기반의 통합 시스템을 강원도 사과 산업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구상해볼 수 있는 좋은 참고 사례로 평가되었다.

acdcok402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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