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이재욱의 얼굴에는 서늘함과 청량함이 서려 있다. 데뷔 10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숱한 작품에서 주연을 꿰찬 건 이런 아우라 힘입은 탄탄한 연기 덕분이다.
배우 이재욱은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에서 “이미 꿈을 다 이뤘다. 연기를 정말 잘하고, 열정도 많은 배우가 많다. 나는 운이 너무 좋다”며 “K-콘텐츠 시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나 역시도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 ‘오징어게임’ 같은 메가 히트 작품에 초대받고픈 목표도 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재욱은 넷플릭스 시리즈 ‘탄금’에서 주연 홍랑 역을 맡았다. ‘탄금’은 조선 최대 상단의 아들 홍랑이 기억을 잃은 채 12년 만에 집으로 돌아오면서 이를 의심하는 이복누이 재이(조보아 분)와의 감정을 그린 미스터리 멜로 사극이다.

홍랑은 진정한 사랑을 찾은 뒤 죽음을 맞이하는 비운의 인물이다.
“홍랑을 생각하면 자꾸 눈물이 나네요. 캐릭터 자체가 비극적이에요. 사랑을 받지 못해 결핍된 친구지만, 따뜻함을 가지고 있는 친구예요. 표현은 절제되면서도, 강박이 있는 모습에 매료됐어요. 왕실이나 계급 스토리가 많았던 사극과 달리 예술품을 취급하는 상단이라는 배경도 다른 작품과 차별화된 지점이었어요.”
대역을 거의 쓰지 않고 액션을 찍었다. 김홍선 감독이 탄성을 지른 장면도 있었다. 2회에서 좁은 복도에서 적들을 칼로 베고 활을 쏘는 장면은 액션 쾌감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이재욱은 “감독님이 모니터링하면서 ‘야! 장혁 같다’고 소리쳤다. 너무 기분이 좋았다”고 웃어 보였다.
가장 애착이 가는 장면은 4회에 나온 은행나무 숲 칼싸움 신이었다.
“그 장면을 나흘 동안 촬영했거든요. 해가 져야만 촬영할 수가 있어서 모두 공을 많이 들였어요. 아직도 기억나는 게 걷다가 바로 앞의 나무에 머리를 부딪힐 정도로 어두운 곳이었거든요. 크레인까지 설치해서 찍은 건데 나중에 보니 정말 장관이더라고요. 만족감이 가장 높은 장면이었어요.”

‘탄금’에선 반전을 이루는 장면이 많다. 그중 하나가 홍랑의 정체가 밝혀지는 장면이다. 어린 시절, 한평대군(김재욱 분)이 등에 아로새긴 거대한 문신이 드러나는 장면은 꽤 충격적이다.
“노출이 있는 장면이라 체지방을 감량하면서 준비했어요. 분장도 엄청나게 길었어요. 홍랑의 얼굴, 흉터, 문신까지 총 4시간 가까이 투여했죠. 등에 적힌 부적이 극의 키포인트였기 때문에 감독님과 많이 얘기를 나누면서 준비했어요.”
결국 마지막 신을 찍고 울음을 터뜨렸다. 이재욱은 “한평대군을 만났는데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가장 홍랑다운 모습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재욱은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2018) 조연을 시작으로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어쩌다 발견한 하루’ 등을 거쳐 ‘환혼’에서 스타로 발돋움했다. 입대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단 포부도 밝혔다. 이재욱은 “아직 입대 일정이 나오지는 않았다. 갈 때까지 최대한 작품을 많이 남기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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