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고척=김동영 기자] “다른 팀 가면 안 되는데…”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 열렸다. 엄상백(28)은 선발투수 최대어로 꼽힌다. 모든 팀이 선발을 원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 KT 선수들은 떠날까 봐서 걱정이다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를 앞두고 대표팀이 소집됐다. KT 선수들도 있다. 4명이나 왔다. 고영표와 엄상백, 소형준과 박영현이다. 그리고 훈련중 FA 시장이 열리면서 엄상백의 신분이 변했다.

고척에서 만난 박영현은 “(엄)상백이 형이요? 다른 데 가면 안 됩니다. 무조건 안 됩니다”며 손사래 쳤다. 박영현이 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러나 함께 뛰고 싶은 마음이 진하게 묻어났다.
소형준도 마찬가지다. “상백이 형이 남는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 아직 특별히 얘기를 한 것은 없다”며 “다른 팀 갈 것 같아서 걱정이다. 어떻게 해야 하나. 여차하면 대표팀에서 작별 인사를 해야 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엄상백은 2015년 KT 1차 지명자다. 대형 유망주였고, 입단 첫 시즌 1군에서 100이닝을 소화했다. 강속구를 뿌리는 사이드암 투수다. 기대감을 품기 충분했다. 상무에 다녀온 이후 터졌다.
2022년 11승 2패, 평균자책점 2.95를 쐈다. 2023년에도 7승 6패, 평균자책점 3.63을 올렸다. 그리고 2024년 29경기 156.2이닝, 13승 10패, 평균자책점 4.88을 기록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규정이닝을 먹었고, 10승 투수에 복귀했다.

시즌을 마친 후 FA가 됐다. 리그에 갈수록 선발이 귀하다. 시즌 내내 4~5선발을 찾는 팀도 있다. 당연히 엄상백은 매력적인 카드다. 1996년생으로 2025년에도 20대다.
어느 팀이든 영입에 나설 수 있다. 이는 원소속구단 KT도 마찬가지다. 어떤 팀이든 ‘작정하고’ 달려들면 KT도 만만치 않아진다. KT는 역대로 ‘오버페이’를 하지 않는 팀으로 꼽힌다.

KT 선수들이 불안감을 느끼는 이유가 또 있다. 최근 KT가 SSG와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김민을 보내고 오원석을 받아왔다. 오원석은 선발투수다. ‘혹시 엄상백 이탈에 대비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법하다.
이제 시장이 열렸다. 어떤 것도 장담할 수 없고, 어떤 일이든 벌어질 수 있다. 엄상백이 2025시즌 어느 팀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설까. raining99@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