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창원=김민규 기자] “오늘 주인공은 내가 아닙니다.”
‘므찐(멋진) 오빠’로 통하는 NC 손아섭(36)이 최연소·최단 경기 2500안타를 완성했다. 박용택(전 LG)에 이어 KBO리그 역대 두 번째다. 유의미한 기록을 달성했음에도 손아섭은 오히려 동료들을 더 챙겼다. 자신의 기록보다도 ‘승리의 주역’은 따로 있다는 것이다. 손아섭이 ‘주장의 품격은 이런 것’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2500안타 달성 과정은 험난했다. 15일 창원 NC파크에서 치른 삼성전에 2번타자 우익수로 나서 첫 세 타석에서 침묵했다. 잘 맞은 타구는 상대 호수비에 막혔고, 내야 플라이, 우익수 플라이 등으로 타석에서 물러났다.
절치부심했을까. 2-4로 뒤진 7회말 선두타자로 타석에 선 손아섭은 삼성 투수 이승현을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전날에 이어 2경기 연속 홈런포였다. 이 홈런으로 NC는 3-4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4번 타자 맷 데이비슨이 동점포를 만들었고, 9회말에는 2점 결승포까지 쏘아올리며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기록 달성 후 취재진과 만난 손아섭은 진짜 주인공은 따로 있다고 했다. 결승포로 팀 승리를 이끈 데이비슨이나 데뷔 첫 안타를 홈런을 적은 박시원이 바로 그들.
손아섭은 “인터뷰는 사실 데이비슨이 하는 게 맞다. 내 개인 기록보다는 우리 팀이 이기는 것이 더 중요하고 결국엔 팀이 이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데이비슨이 했다”며 “(박)시원이도 마찬가지다. 시원이가 더 주목 받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데이비슨이 내 안타 기록을 빛나게 해줘서 정말 고맙다. 사실 인터뷰도 내가 하는 게 아닌데 미안한 부분이 있다. 시원이 인터뷰도 내가 뺏은 것 같아 미안하다”고 속내를 고백했다.

2500안타 달성 소감과 함께 앞으로의 다짐도 역설했다. 손아섭은 “초심을 잃지 않고 야구장에서 최선을 다했던 시간이 하루하루 모여서 2500안타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며 “끝이 아니라 지금부터 더 험난한 길이 남아 있기 때문에 지나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초심을 잃지 않고 유니폼 벗는 날까지는 야구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리그 최다안타 신기록까지 5개 남았다. 손아섭은 안타 5개만 더 치면 박용택이 가진 개인 통산 최다안타 기록(2504안타)을 경신한다. 새 역사를 쓸 수 있다. 하지만 신기록 경신을 앞두고도 초연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다음주 중에 1등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지나가는 과정이다. 1등을 세운다고 해도 당장 은퇴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 않다”며 “다만 내가 유니폼을 벗었을 때 KBO 리그에 이름 석 자를 남겨놓고 은퇴할 수 있다면 그것은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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