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태형 기자] 유명인을 사칭한 온라인 피싱 범죄의 심각성을 알리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해결을 위한 모임(이하 유사모)’은 2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유사모는 유명인을 사칭한 온라인 피싱 범죄의 심각성을 알리고, 플랫폼과 정부의 해결 노력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김미경 강사, 김영익 서강대 교수, 방송인 송은이, 유튜버 도티, 존리 존리의 부자학교 대표,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코미디언 황현희 등이 참석했다.

김미경 강사는 성명서를 발표해 유명인들이 직접 겪고 있는 사칭 범죄의 심각한 피해 상황을 전했다. 김 강사는 “지금의 유명인 사칭 사기는 보이스피싱 범죄가 온라인 광고로 옮겨온 것이며 공신력 있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나오는 광고를 믿고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며 “유명인들은 몇 십년간 쌓은 전문성과 명예가 실추되고 범죄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왜 적극적으로 막지 않았느냐는 오해와 질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동행동에 나선 이유에 대해 유사모는 그동안 피해를 당한 유명인들이 경찰 고발은 물론, 플랫폼측에 수없이 항의하고, 범죄 피해를 막기 위해 언론 인터뷰는 물론 개인 채널에서 사칭사기 예방 내용을 수차례 공지했지만 막대한 광고비를 쏟으며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온라인 피싱범죄를 개인이 막기에는 역부족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특히 현재 메타나 구글은 사칭광고를 사전에 필터링할 시스템이 없어 유명인들이 무방비로 당하고 있다. 또한 사후 신고를 해도 플랫폼이 미온적으로 대처하거나 1개를 없애면 10개의 사기광고가 생겨나고 있어 사실상 소용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유사모는 플랫폼 측에 “자신들의 광고로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사전방지 대책을 마런해 사용자들에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정부에 “온라인 사칭범죄를 일반적인 금융사기가 아닌 보이스피싱 범죄로 규정해 전담팀을 꾸려 엄중히 수사하고 피싱범죄를 예방할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플랫폼에서 벌어지고 있는 유명인 사칭 범죄는 일반적인 금융사기가 아닌 온라인 피싱 범죄인 만큼 시민들이 가짜 플랫폼 광고에 절대 속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유명인 사칭 사기범죄는 페이스북에서 시작돼 유튜브로 번졌으며 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등의 플랫폼을 통해 기하급수적으로 퍼지고 있다. 경찰청 집계에 따르면 유명인 사칭 사기를 포함한 투자리딩방의 불법행위는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만 1,000건이 넘고 피해액은 1,200억을 넘어섰다고 밝혔지만 유사모는 실제 소송을 준비하는 피해자들의 피해액수로 봤을 때 1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날 성명서에 동참의 뜻을 밝힌 이들은 총 137명으로 학계, 연예계, 유튜버,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 대거 참여했다. 학계와 재계에서는 장동선, 안유화, 김경일, 최재붕, 이경전 교수,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 대표, 염승환, 노희영 등이 동참했다. 전문가 중에는 표창원 소장, 권일용 프로파일러가 함께했다. 연예계에서는 유재석, 김남길, 백지영, 김숙, 홍진경, 진선규, 엄정화, 인순이, 하하, 김영철, 김호영, 신애라, 박지영, 조혜련, 팝핀현준, 정선희, 박서진 등이 동참했다. 유튜버 중에서는 도티, 김동환 삼프로TV 대표, 김성회(김성회의 G식백과), 김블루(악동 김블루), 김종봉, 임라라, 손민수 등이 참여했다.

이하 성명서 전문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해결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최근, 유명인을 사칭한 사기 범죄가 온라인 플랫폼에서 횡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시작된 유명인 사칭 범죄는 전직 대통령, 재벌 총수, 연예인, 교수, 유튜버 등을 가리지 않고 유명세와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인 범죄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무료 책이나 높은 수익률을 미끼삼아 개별적으로 접근해 주식리딩방으로 유인하고 가짜 수익률을 보여주다가 투자하라며 입금을 요구하거나 출금하려면 증거금을 넣으라며 입금을 유도한 뒤 잠적하는 전형적인 보이스피싱 수법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지하에서 암암리에 움직이는 줄만 알았던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이 최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유튜브 같은 공공연한 온라인 플랫폼에서 유료 광고를 통해 공개적으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처음 보는 범죄 수법으로 인한 시민들의 혼란과 피해는 실로 엄청납니다. 공신력 있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나오는 광고인만큼 의심 없이 믿고 이들의 범죄 피해자가 되는 분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경찰청에 의하면 작년 9월부터 12월까지만 유명인 사칭 사기를 포함한 투자리딩방의 불법행위 피해 건수가 1,000건이 넘고 피해액은 1,200억을 넘어섰다고 하지만 실제 피해자들의 피해액 합계가 1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사건 담당 변호인의 의견도 있습니다. 힘들게 아르바이트하며 모은 전 재산을 날린 20대 사회 초년생부터 돌아가신 남편분의 암보험금을 모두 잃은 분, 평생 모은 노후자금을 잃은 분들까지 기막힌 사연은 일일이 셀 수 없을 지경입니다. 또한 이런 가짜 광고가 범람하면서 전체 플랫폼 광고 시장의 신뢰성이 흔들려 수많은 광고주들도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름과 초상권을 도용당한 유명인들 역시 몇 십 년간 쌓은 전문성과 명예가 실추되고 피해자에게 오해받아 고소를 당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범죄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왜 적극적으로 막지 않았느냐, 왜 조치를 취하지 않았느냐는 대중의 오해와 질타를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동안 피해를 당한 유명인들은 개인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했습니다. 경찰 고발을 하고 플랫폼에 사칭 계정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하고 각자의 채널과 개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사칭 사기이니 속지 말라고 수없이 경고했습니다. 그러나 상대는 일반적인 금융사기범이 아닌 보이스피싱 조직입니다. 막대한 광고비를 쏟아 부으며 해외에서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온라인 피싱 범죄를 개인이 막기에는 역부족입니다. 경찰에 신고하면 금전적 피해를 당한 당사자가 아니면 신고조차 어렵다고 하고, 소재조차 파악되지 않는 범죄자들을 대상으로 고발하는 것부터 쉽지 않습니다. 온라인 플랫폼의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저희는 초기에 플랫폼 측에 피해 사실을 적극적으로 얘기하면 당연히 해결이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최첨단 테크 기술을 가진 세계 최고의 플랫폼 기업들은 현재 이와 같은 범죄 광고를 사전에 필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습니다. 믿기 어렵지만 이것이 현실입니다. 지금 시스템에서는 누구나 돈을 쓰면 광고를 할 수 있습니다. 사후 대응도 소극적이고 미약합니다. 담당자를 찾는 것도 힘들고 자신들의 커뮤니티 규정을 위반하지 않아서 조치를 취해줄 수 없다는 답변을 수없이 들었습니다. 여러 차례 플랫폼에 신고해 계정을 1개 지우면 다음날 10개의 사기 계정이 새로 생겨납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현재 온라인 플랫폼에서 사칭피싱 범죄는 당장 멈추게 할 수도, 처벌할 수도 없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디지털 강국의 충격적인 현실입니다.

명예 실추도 억울한 일이지만 유명인을 사칭한 온라인 피싱 범죄로 더 이상의 피해자가 생기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오늘 우리는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시민 여러분과 정부, 플랫폼에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첫째, 온라인 플랫폼은 현재 자신들의 광고로 인해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대책을 마련하십시오. 시스템을 통한 구체적인 사전 방지 대책을 마련해 사용자들에게 공개하고, 온라인 피싱 예방 캠페인 등을 벌여 더 이상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사회적 책임을 다하십시오.

둘째, 정부도 온라인 사칭 범죄를 일반적인 금융 사기가 아닌 보이스피싱 범죄로 규정해 전담팀을 꾸려 엄중히 수사하고, 범죄자들을 끝까지 찾아내 강력히 처벌해 주십시오. 또한 온라인 플랫폼에서 갈수록 교묘해지는 피싱 범죄를 사전에 막을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신속히 마련해 주십시오.

셋째, 시민 여러분께도 간곡히 요청 드립니다. 최근 플랫폼에서 벌어지고 있는 유명인 사칭 범죄는 명백한 온라인 피싱 범죄입니다. 온라인 플랫폼 광고에 저희의 이름과 얼굴로 엄청난 돈을 벌게 해주겠다며 투자 리딩방 가입을 권유하고 개별적으로 접근하는 이들은 모두 가짜이며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입니다. 시민 여러분께서는 이들의 간악한 수법에 절대 속지 마십시오. 또한 위험성과 심각성을 주변에 적극적으로 알려 선량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도와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저희도 함께 힘을 모아 온라인 피싱 범죄 피해를 막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tha93@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