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7)이 돌아왔다. 의외로 애를 태웠지만, 마침내 공식발표가 나왔다. 괴물의 귀환이다. 무려 12년 만에, 역대 최고액으로 ‘금의환향’했다. 한화는 그야말로 ‘에이스’를 품었다. KBO리그를 뒤흔들 수 있는 선수다.
한화는 22일 “류현진과 8년 총액 170억원에 계약했다. 옵트아웃이 포함됐다. 양측 합의 하에 세부 내용은 비공개다. 170억원은 KBO리그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이다. 더불어 한화와 류현진재단은 유소년 야구 발전 등 사회공헌활동을 공동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12년 이후 12년 만에 한화로 돌아왔다. 고민이 있었다. 여전히 메이저리그(ML)에서 경쟁력이 있었다. 실제로 오퍼도 있었다.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 한화의 정성이 통했다.
한화 손혁 단장은 “마음을 담아 접근했다. 류현진도 건강할 때 돌아오려는 의지가 강했다”며 “늦었다고 하지만, 워낙 관심이 많기에 길어진 것처럼 보였을 뿐이다. 류현진 정도의 선수와 계약하는데 이 정도는 긴 시간이 아니다. 미국 쪽에서도 좋은 제안이 많았더라”고 강조했다.
류현진은 “KBO리그 최고 대우로 돌아올 수 있게 해준 구단에 감사드린다. 한화는 지금의 내가 있게 해준 고마운 구단이다. 꼭 한화로 돌아와 보답하겠다고 생각했다. 언젠가 합류할 그날을 꿈꿨다. 그 약속을 지키게 돼 기쁘다”라고 말했다.
이어 “복귀 소식을 조금 늦게 전하게 됐다. 내가 기량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될 때, 조금이라도 빨리 돌아오는 게 맞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돌아와서 진심으로 기쁘다. 설렌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새로운 기록과 역사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우리 팀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 최대한 길게 야구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다. 팬께 보답한다는 마음으로, 팀에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실 2024년도 빅 리거일 것이라 했다.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2023시즌 후 “류현진은 내년에도 미국에서 뛸 것”이라 강조했다. 마침 선발시장이 ‘호황’이었다. 웬만한 선발투수들은 연간 1000만 달러가 넘는 계약을 따냈다.
류현진도 같을 것이라 예상했다. 현실은 달랐다. 시장 개장 후 3개월이 넘도록 소식이 없었다. 접촉이 없었던 것은 아닌데, 헐값을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법했다.
한화가 틈을 파고들었다. 류현진과 친분이 두터운 손혁 단장이 있었다. 2023년부터 설득에 나섰다. 지난 1월 중순부터는 ‘복귀 프로젝트’ 본격 시동을 켰다. 류현진의 상황을 살피면서 기민하게 움직였다.
확실한 대우도 했다. 미국이 여의찮다면, 편안한 한국에서 뛰는 것도 방법이다. 무려 8년 계약을 줬다. 빅리그와 비교할 수 없겠으나 연평균 20억원이 넘는 규모다. 걱정 없이 뛸 수 있게 해줬다. 류현진에게 나쁠 것 없는 계약이다. 옵트아웃 조항을 삽입해 운신의 폭도 넓혀줬다.
상징성도 더했다. 8년 계약을 다 채우면 44세가 된다. 역대 최고령 출장 기록인 송진우의 43세 7개월 7일을 넘어서게 된다. 이 또한 역사다.
손혁 단장은 “류현진이 8년을 뛰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나이로 보면 오승환과 비슷하게 간다. 송진우 선배도 넘는 기록이다. 제구가 되고, 기본적인 기량이 너무 좋다. 구위도 갖췄다. 나아가 샐러리캡도 고민했다”고 짚었다.
단순히 선수 한 명이 온 것이 아니다. 메이저리그 생활 11년이다. 에이스 소리를 듣던 투수다. ‘클래스’가 있다. 한화 선수단에 전수된다. 팀을 통째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이다. 추신수-김광현의 복귀로 SSG가 어떻게 변했는지 보면 알 수 있다.
진지하게 가을야구도 노릴 수 있다. 단숨에 ‘투수왕국’이 됐다. 리그 최고를 논하는 선발진을 구축한다. 마운드가 탄탄하면 얼마든지 위를 바라볼 수 있다. 나아가 2025년 새 구장 개장에 맞춰 ‘대권’도 노릴 수 있다.
이제 류현진은 일본 오키나와로 건너가 한화의 스프링캠프에 합류한다. 천군만마다. 한화의 2024시즌이 어떻기 펼쳐질까. KBO리그 전체가 주목하고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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