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유명 정치인과 연예인에 대한 무차별 폭로로 성장한 ‘가로세로 연구소’ ‘연예부장’ 등에 출연했던 유튜버 김용호가 12일 사망한 가운데,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유언 영상이 변호사 출신 강용석의 유튜브채널에 공개됐다.

영상에서 김용호는 경찰조사에 대한 억울함과 가족과 지인들이 피해받고 힘들어하는게 괴로웠다고 토로했다. 자신으로 인해 억울함과 고통을 호소했던 이들과 똑같은 말을 남기며 생을 마감했다는 것이 아이러니한 부분이다.

명예훼손, 모욕, 강제추행 등 여러가지 죄목으로 총 7건의 송사에 걸려있는 김용호는 지난 11일 부산에서 열린 강제추행 1심 선고공판에서도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선고 다음날 극단적 선택을 한 김용호는 “우리 변호사는 김부장이 유명인이 아니고서는 성립할 수 없는 범죄라더라”라고 자신이 유명해서 누명을 썼다고 주장했다.

자신은 평생 외로웠고, 그래서 사람을 좋아했고, 최선을 다했는데 믿었던 사람들이 자신을 비난해 힘들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예전에 어떤 국회의원이 ‘가로세로연구소는 사회적 흉기다’라고 했는데 생각을 많이 했다. 열심히 했는데 상대방 입장에서는 내가 치명적인 흉기가 됐구나. 문제는 이 흉기가 정신병자의 손에 쥐어진 거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상처받았고, 책임은 다 제가 지고 간다”라고 주장했다.

그런가하면 “연예인을 공갈해 돈받은 적 전혀 없다. 내 이름 팔아 건달이 뜯은 거다. 나도 최소한 공조했다”면서 사적 녹취록에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그냥 저를 미워하는 사람들은, 그리고 저랑 같이 일했던 제가 그 누구보다도 챙겼던 사람이 가장 적극적으로 증언하고 있다. 나 돈 받았다고. 내가 너무 순진했던 것같다”라며 자기연민에 빠지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누가 그러더라. 그래도 한 시대를 풍미하지 않았냐. 남자가 태어나서 이름 알리지 않았냐. 어찌 됐든 많은 분들이 기억하고 평가해주고 제 역할을 인정해줘 감사하다”면서 “내가 사라져 평화가 좀 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김용호는 12일 오후 1시께 부산 해운대구 한 호텔 지상 4층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김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보고 현장을 통제한 채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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