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리버풀=장영민통신원·김용일기자] “충분히 오해할 상황, 김민재는 내가 좋아하는 선수.”

역시나 대인(大人)다웠다. 축구국가대표팀 ‘캡틴’ 손흥민(31·토트넘)이 지난달 A매치 소집 기간 김민재가 소셜미디어 계정 관계를 끊었다가 사죄한 사태와 관련, ‘스포츠서울’을 통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손흥민은 4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2022~202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9라운드 에버턴과 원정 경기(1-1 무) 직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본지와 단독으로 만나 “민재와 대화했지만, 내가 얼마나 그를 좋아하는지 알 것이다. 민재도 충분히 오해할 상황이었다고 본다”며 “(주위에서) 민재가 잘못했다고 하시는데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않았느냐”며 마음고생하는 후배 상황을 오히려 안타까워했다.

김민재는 지난달 28일 우루과이와 A매치 평가전(한국 1-2 패) 직후 “멘탈적으로 많이 무너진 상태다. 지금은 대표팀보다 소속팀에만 집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축구 팬 사이에서 대표팀의 무게를 가볍게 여긴다는 비판을 받았다. 때마침 손흥민이 우루과이전을 마친 뒤 소셜미디어에 ‘나라를 위해 뛴다는 것은 항상 자랑스럽고 영광’이라는 글을 남겼다.

그런데 이후 김민재가 손흥민과 소셜미디어 계정 관계를 끊은 게(언팔로) 확인됐다.

평소 손흥민은 A매치를 치른 뒤 유사한 내용으로 팬에게 감사 메시지를 남기곤 했다. 그런데 김민재가 손흥민의 글을 자신의 발언 직후 나온 것이라고 오해해 갈등 상황에 놓인 것으로 해석하는 이들이 많았다. 또 둘의 평소 그라운드에서 모습을 담아 ‘불화설’까지 제기했다.

김민재는 결국 지난 1일 소속사를 통해 입장문을 내면서 “생각이 짧았다. 잘못했다. 흥민이 형이 대표팀 소집이 끝나면 항상 그런 글을 올리는데 전날 진행했던 인터뷰로 인해 오해를 했고 상식 밖의 행동을 했다”며 “흥민이 형에게 따로 연락해 사과드렸고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손흥민은 에버턴전 직후 “민재가 얼마나 대한민국 축구에 중요한 인재인지 나 역시 잘 알고 있다. 이번 일로 내가 민재를 얼마나 생각하는지 그도 느꼈으리라고 본다”며 “앞으로 더 도움을 주겠다. 민재가 앞으로 더 좋은 축구 선수이자 사람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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