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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심언경기자] 플랫폼이 많아지고 시청 호흡이 짧아지면서 안방을 찾는 드라마 수가 날로 늘고 있다. 그러나 이렇다 할 성과를 낸 작품은 손에 꼽는다. SBS ‘천원짜리 변호사’, tvN ‘작은 아씨들’, MBC ‘빅마우스’ 정도가 최근 인기작으로 언급된다.

올 하반기 주말극과 일일극을 제외하면, 이 세 작품만이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했다. 공통점은 또 있다. 이름 석 자만으로 기대를 모으는 배우를 주연으로 기용했으며, 첫 회에서 시청률 6%(이하 닐슨코리아 기준)를 넘겼다는 것이다.

지난달 23일 베일을 벗은 ‘천원짜리 변호사’는 믿고 보는 남궁민의 원톱물이다. 독보적인 표현력과 흡인력으로 흥행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그의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일찌감치 관심을 모았다. 이에 전작의 저조한 성적에도 8.1%로 스타트를 끊었으며, 최신 회차인 8회에서는 자체 최고인 15%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난 9일 종영한 ‘작은 아씨들’은 김고은이 2년여 만에 출연하는 TV드라마였다. 여기에 영화 ‘헤어질 결심’의 정서경 작가가 극본을 집필했고, 화제작 ‘빈센조’를 연출한 김희원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완벽한 ‘작감배’(작품·감독·배우) 조합에 드라마 팬들의 기대를 받으며 출발한 작품은 첫회 때 6.4%라는 성적을 받았다. 이후 웰메이드 장르물이라는 평과 함께 마지막 회에서 처음 10%를 돌파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종석이 3년여 만에 택한 안방 복귀작 ‘빅마우스’도 지난 7월 29일 6.2%로 시작해 자체 최고 13.7%로 막을 내렸다. “떡밥이 회수되지 않았다” “개연성이 떨어진다” 등 결말을 두고 갑론을박이 있었지만, 이 자체가 동시기에 방영된 드라마들 중 높은 관심을 받았다는 방증이다.

물론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KBS2 ‘법대로 사랑하라’ 등 예외도 존재한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시청률은 0.9%에서 17.5%까지 치솟았고, ‘법대로 사랑하라’는 7.1%로 순항을 알렸지만 현재 5~6%대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올 상반기 10%를 넘긴 TV조선 ‘결혼작사 이혼작곡3’, SBS ‘왜 오수재인가’ 역시 1회 시청률이 6%대였던 만큼, 하나의 공식처럼 다른 작품에도 대입해볼 여지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난 15일 처음 방송한 tvN ‘슈룹’도 주목할 만하다. 이 작품은 자식들을 위해 기품 따윈 버리고 사고뭉치 왕자들을 위해 치열한 왕실 교육 전쟁에 뛰어드는 중전의 파란만장 궁중 분투기로, 김혜수가 19년 만에 출연하는 사극이다. 1회에서 7.6%를 기록해 향후 시청률 추이를 기대케 한다.

이와 관련, 한 방송 관계자는 16일 스포츠서울에 “채널도 늘어나고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있어서 시청률 20~30%를 넘겨야 인기 드라마라는 건 정말 옛날이야기다. 이제 지상파에서 5%만 넘어도 체면치레는 했다고 본다. 그러니 6% 이상이라면 그 자체로도 높은 시청률에 속한다. 1회에서 6%를 돌파했다면 그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향후 좋은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연기력과 시청률 기대치가 보장된 배우들에게는 아무래도 좋은 대본이 많이 간다. 관록이 있는 배우는 그중에서도 제일 좋은 대본을 선택하는데, 스토리부터 제작진까지 고려해서 출연 여부를 판단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이 출연하는 드라마의 작품성은 기대할 만한 수준이다. 시청자들이 단순히 스타의 이름만 보고 드라마를 볼 수도 있지만, 결국 그 스타가 선택한 이유에 대해 믿음이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notglasses@sportsseoul.com

사진 | SBS,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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