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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잠실=황혜정기자]
“신인왕이요? 주변에서 많이 이야기 해주시긴 하더라구요. 그런데 저는 올시즌 아프지 않고 끝까지 완주하는 게 목표고요. 또 내년과 내후년에도 팬분들께 실망시켜드리지 않고 두산 베어스 마운드를 지킬 생각입니다.”23살의 청년에게서 침착함과 결연함이 느껴졌다. 정철원(23·두산)은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홈경기에서 데뷔 시즌 20홀드를 달성했다. 이는 KBO리그 역대 데뷔 시즌 홀드 최다 타이 기록이다(종전 기록 임태훈(2007년·두산)) 홀드 한 개만 더 추가하면 데뷔 시즌 최다 홀드 기록에 이름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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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원은 타이 기록을 세운 소감으로 “기록은 ‘정철원 20홀드’지만, 타자 형들과, 투수 형들에게 고맙다고 전해주고 싶다. 또 위기 상황과 중요한 순간에 나를 믿고 올려주신 감독님, 코치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공을 돌렸다.
이날 7회 2사 1,2루 마운드에 올라 1.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삼진 두 개를 솎아냈다. 상대는 한화 중심 타자 정은원과 김인환이었다. 정철원은 “누가 타석에 들어오든, 확실하게 승부를 하고 싶다. 나의 공을 자신있게 가운데로 던지고 싶은 마음이 크다. 오늘 가장자리로 공을 던졌을 때 심판진이 스트라이크를 많이 잡아주셔서 바깥쪽 빠른 슬라이더를 던진 것이 삼진을 잡을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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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투수 곽빈(23)과 1999년생 동갑내기로 환상의 브로맨스를 발휘 중이다. 두 사람은 같이 등판하는 날 팀의 승리를 이끌고 있다. 이날도 그랬다. 선발 투수 곽빈이 6.2이닝 동안 2실점 호투하며 정철원과 교체됐다.
정철원은 “일단 (곽)빈이 시즌 8승 축하한다. 빈이가 내려올 때 (뒷일을)‘부탁한다’고 하더라. 내가 삼진을 잡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니까 이가 다 보이게 웃더라. (선발 투수인)빈이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이게 불펜 투수의 매력인 것 같다고 느꼈다”며 웃었다.
이날 경기 후 곽빈도 정철원을 향해 “친구 (정)철원이의 20홀드를 정말 축하한다. 다치지 않고 내년에도 계속 함께 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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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정철원은 “동점 상황이든, 지고 있는 상황이든 마운드에 올라가는 것만으로도 정말 행복하고 즐겁다. 그래서 감독님께서 올라가라고 하실 때 타자를 삼진으로, 땅볼로, 플라이아웃으로 잡을 생각으로 올라가지 기록을 신경쓰고 올라가지 않는다. 그러나 또 무실점으로 잘 막으면 기록도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미소지었다.
지난 2018년 두산에 입단한 후 안우진, 곽빈 등 동기들과 다르게 군 입대를 택했다. 군 생활 중 꾸준한 노력으로 시속 150㎞대 빠른 공을 던질 수 있게 된 정철원은 지난 5월6일 KT전을 통해 드디어 1군 무대에 데뷔했다. 이후 꾸준히 구원 등판하며 올시즌 두산 마운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승조로 자리 매김했다. 그의 올시즌 성적은 4승(3패)3세이브 20홀드, 평균자책점 2.88이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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