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예능방송을 보며 요즘만큼 스트레스가 심한 적은 처음이다.


해도해도 너무 한다 싶은 장면엔 눈을 질끈 감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다가 '과몰입'해 심장이 쿵쿵 뛰기도 한다.


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새끼'에 출연 중인 쥬얼리 출신 이지현과 그의 아들 금쪽이 편을 보려면 마음의 준비운동이 필요하다.


네살 무렵 ADHD 진단을 받았고, 폭력적인 성향으로 유치원에서 여러 번 퇴원 당해 홈스쿨링을 하고 있다는 아이는 예쁘장한 외모에 수학 영재라는 반전 스펙과 달리 틈만 나면 떼를 쓰고 폭언과 폭력, 무단가출을 감행해 충격을 안긴다.



방송에서 아이는 과도하게 엄마 이지현의 애정과 관심을 요구하는데, 그 집착만큼 격렬하게 분노도 쏟아낸다.


아픈 아이에 대한 애처로움으로 놀라운 인내심을 보이는 이지현은 아이에게 종종 구타를 당하며 욕설을 듣기도 하고, 가스라이팅에 속수무책 당하기도 한다.


24일 공개된 예고편은 수위가 한층 더해졌다. 금쪽이는 길거리에서 엄마의 머리채를 잡았고, 방송국 복도에서 발로 엄마의 가슴을 걷어찼다. 무방비로 아이의 폭력에 노출된 이지현은 휘청하며 뒤로 쓰러졌다.


힘센 어른이 어린 아이를 폭행하는 모습 만큼이나, 작은 아이가 엄마를 폭행하는 모습 역시 참혹하기는 매한가지였다. 단지 8살 어린 아이의 행동이라는 것 뿐이지 명백히 생명과 인격을 가진 존재를 모욕하고 훼손하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이지현은 앞서 JTBC '용감한 솔로육아-내가 키운다'에서도 두 아이와 함께 출연해 일상을 보여준 바 있다.


당시에도 아이의 상태는 예사롭지 않았고, 많은 이들이 "제발 오은영 박사 프로그램에 나가라"고 추천하며 결국 방송에 출연 중이다.


당시 방송에서도 현재 방송에서도 금쪽이의 상황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고, 높은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언젠가 아이가 기적적으로 달라질걸 기대하면서도 종종 머리가 하애진다.


아들에게 얻어맞는 이지현 만큼이나 엄마를 때리는 금쪽이가 살아갈 날들에 대한 걱정 때문이다. 온 국민이 보는 방송에서 이런 모습이 공개된 아이는 과연 앞으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을까.


딱 5년이 지나 13세 사춘기가 된 아이에게 이 방송 출연은 씻을 수 없는 낙인이요 꼬리표가 되지는 않을까. 애초에 이 방송에서 아이의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되었어야 하는 게 아닐까라는 걱정 때문이다.


이지현은 대중에게 얼굴이 노출된 연예인이고, 방송이 끝난 뒤에도 그의 일상 어느 곳에서나 대중의 시선은 그를 쫓을 것이다.


솔루션이 끝나도 삶은 계속된다. 많은 이들의 편견을 안고 살아가야할 이 아이의 남아있는 나날은 누가, 어떻게 책임질 수 있을까.



gag11@sportsseoul.com


사진출처 | 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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