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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광주=장강훈기자] 뜻밖의 난타전이었다. 타자가 투수의 구위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을 보기 좋게 비껴갔다. KIA 김종국 감독이 비공식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KIA는 26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한화와 스프링캠프 평가전을 치렀다. 이날 경기는 올해 첫 대외 평가전으로 눈길을 끌었다. 양팀 사령탑은 “젊은 선수들에게 최대한 기회를 부여해 자신감을 끌어 올리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양팀은 투타 모두 젊은 선수들로 경기를 치렀다.
한화는 정민규와 변우혁이 징검다리 홈런을 쏘아 올리는 등 호쾌한 장타로 탈꼴찌 의지를 드러냈다. KIA는 거침없는 작전야구로 색깔 변화를 예고했다. 홈런 2개룰 포함해 안타 23개를 주고 받는 일진일퇴 공방 끝에 딜레이드 스틸 홈 스틸로 결승점을 뽑은 KIA가 6-4로 이겼다. 승패는 큰 의미 없지만, 양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경기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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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KIA의 작전야구가 눈에 띄었다. 페이크 번트 앤드 슬래시, 기습번트 등 실제 경기 중 활용할 수 있는 작전뿐만 아니라 한 시즌 통털어 한 두 번 정도 쓸 수 있는 딜레이드 스틸 홈 스틸을 첫 경기부터 점검한 점이 눈에 띈다.
4-4로 맞선 6회말 2사 1, 3루 김태진 타석 때 나왔다. 볼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로 타자에게 불리한 카운트였는데, 한화 수비의 허를 찌르는 작전을 전개했다. 1루 주자 박찬호가 먼저 스타트를 끊었고, 포수의 송구가 투수를 지나자 3루에 있던 신범수가 홈으로 쇄도했다. 한화 유격수 이도윤이 황급히 홈으로 공을 뿌렸지만 자세를 제대로 잡지 못해 손에서 빠졌고, 포수 이해창이 몸을 날려도 닿을 수 없는 곳으로 날아들었다.
신범수는 여유있게 홈을 밟았고, 1루로 돌아갔던 박찬호는 다시 2루로 내달려 2사 2루 기회로 연결했다. 3루 주자가 포수인 신범수였다는 점, 작전이 무위에 그쳐도 다음 이닝에 2번타순부터 시작할 수 있다는 점, 타자에게 불리한 볼 카운트라는 점 등을 두루 고려한 과감함이 눈길을 끌었다. KIA는 6-4로 앞선 9회말 2사 1, 3루에서도 딜레이드 스틸 홈 스틸을 한 차례 더 시도해 완성도를 높이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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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스트라이크존이 확대된 만큼 투수나 타자 모두 공격적으로 임해야 한다. 투수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에 주자들도 더 적극적으로 뛰어야만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 실전에서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작전을 경기 상황에 따라 두루 점검하는 게 평가전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마운드에서는 KIA 선발 윤중현이 돋보였다. 2이닝 동안 29개를 던지며 1안타 무실점으로 임무를 완수했다. 리드오프로 출전한 박찬호는 3안타 1타점으로 타격 자신감을 회복한 게 가장 큰 소득. ‘이적생’ 고종욱도 9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김겸재의 몸쪽 높은 공을 받아쳐 우월 솔로 홈런을 때려내 김 감독에게 기분좋은 고민을 안겼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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