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추모공원 도착한 이순자씨와 장남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내 이순자씨(오른쪽)와 장남 재국씨가 건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혈진압 40년만에 첫 육성사과가 나왔다. 아내 이순자씨를 통한 15초간의 사과였다.

27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열린 가운데 이씨는 유족 대표로 추도사를 읽었다. 약 3분15초 간의 추도사 낭독 중 이씨는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사과의 말을 더했다.

그는 “오늘 장례식을 마치면서 가족을 대신해 남편의 재임 중 고통을 받고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남편을 대신해 깊이 사죄를 드리고 싶다”면서 “돌이켜보니 남편이 공직에서 물러나시고 저희는 참 많은 일을 겪었다. 그럴 때마다 남편은 모든 것이 자신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고 말씀하시곤 했다”고 말했다.

5일장을 치르는 동안 취재진이 이씨를 비롯한 유족들에게 5·18 민주화운동 등에 대한 입장을 거듭 물었으나 모두 묵묵부답했다. 결국 장지도 정하지 못한 채 시신 화장 직전에 이르러서야 마지못해 고개를 숙였다.

이씨는 “남편은 2013년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고 기억 장애와 인지 장애로 고생하던 중 금년 8월에는 다발성 골수종이라는 암 선고까지 받게 됐다. 남편은 평소 자신이 사망하면 장례를 간소히 하고 무덤도 만들지 말라고 하셨다. 또 화장해서 북녘 땅이 보이는 곳에 뿌려달라고도 하셨다”고 말했다.

발인이 끝나면 전씨의 시신은 서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으로 옮겨져 화장된다. 유해는 이후 연희동 자택으로 옮겨져 장지가 정해질 때까지 임시 안치된다. 장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한편 이씨의 15초 사과에 5·18 유족회 김영훈 회장은 “장례 과정에서 예의상 한 말이어서 면피성 발언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마음에 다가오지 않는다. 가족들 모두가 사죄의 진정성을 보이기 위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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