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선과 악이 공존하는 얼굴이다. 배우 윤박이 tvN ‘너는 나의 봄’를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너는 나의 봄’은 저마다의 일곱 살을 가슴에 품은 채 ‘어른’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살인사건이 일어난 건물에 모여 살게 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극중 1인 2역을 연기한 윤박은 로맨스 드라마 속에서 스릴러의 주축을 맡았다. 선과 악이 공존하는 얼굴로 저조한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연기 호평을 받았다.

종영을 맞아 최근 화상으로 만난 윤박은 “대본을 받았을 때 처음 도전해보는 인물이어서 도전해보고 싶었다. 설레었고 잘 해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작품의 결말에 대해서는 만족한다며 “악이었던 사람이 마지막에 선으로 바뀌고 반성하는 결말이 아닌 열린 결말이라 좋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윤박은 극 중 쌍둥이인 ‘채준’과 ‘체이스’ 역을 맡았다. 채준은 한 여자만을 바라보는 순애보이고, 이안 체이스는 서늘한 눈빛의 소시오패스다. 의뭉스러운 인물을 묘사하기 위해 신경 쓴 부분에 대해서 윤박은 “채준은 머리카락을 내리고, 눈이 또렷하게 보이려고 컬러렌즈를 착용했다면 체이스는 차갑고 서늘하면서 군중 속 소시오패스적인 부분을 드러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1인 2역에 대해 도전의식은 있었지만, 부담감은 크지 않았다. 윤박은 극의 흐름상 초반에 채준을, 후반에 체이스를 찍어서 1인 2역이어도 몰입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했다. 윤박은 “오히려 대본이 다 안나온 상태에서 의뭉스럽고 미스테리한 체이스를 어떻게 연기를 할지가 고민이 더 컸다”며 “서현진, 김동욱이란 연기 잘하는 선배들 사이에서 내가 밸런스를 잘 맞출 수 있을까 부담도 됐다”고 털어놨다.

앞서 대학 동문인 김동욱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내기도 했던 윤박은 “단어, 조사 하나하나 모두 분석하고 신경 쓰며 연구하신다. 그 모습을 보는 게 좋은 수업이 됐다”고 말했다. 서현진에 대해선 “본인의 감정을 가져가면서 상대방에 전달하는 능력이 뛰어나시다. 저도 선배님과 연기하면 마음이 동해 생각하지 못한 리액션이 나오더라. 감정의 교류를 잘 하는 배우”라고 귀띔했다.

실제 윤박의 모습은 체이스보단 채준에 더 가깝다. 채준은 강다정(서현진 분)에게 적극적으로 대시하고, 웃음이 많은 순정 직진남이다. 이에 윤박은 “채준이랑 저랑 비슷한 부분이 있다. 저도 좋아하는 상대방이 생기면 채준처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편이다”라고 높은 싱크로율을 강종했다. 계속 웃음기 없고 어두운 체이스를 연기하느라 힘들진 않았냐는 물음에 윤박은 밝게 웃으며 “전혀 없었다. 현장에서 형, 누나, 감독님과 웃다가 슛 들어가면 몰입했다. 메소드를 하는 연기자는 아니어서 (괜찮았다)”며 겸손한 모습도 보였다.

올해로 데뷔 10년 차 배우가 된 윤박은 ‘너는 나의 봄’을 통해 자신감도 얻었다. 윤박은 기억에 남는 시청자 반응으로 자신에게 ‘잘 생겼다’고 하는 칭찬을 꼽으며 머쓱한 웃음을 지었다. 이어 그는 “윤박이 이렇게 연기 잘하는 배우였냐, 잘 생겼다는 칭찬은 당연히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다”며 “차기작 JTBC ‘기상청 사람들’에서는 아예 다른 모습으로 찾아뵐 거 같다. 찌질하고 못 생기게 나온다”라고 웃었다.

끝으로 윤박은 “연기하다 보면 나도 시청자들에게 칭찬을 들을 수 있구나 느꼈다”며 “항상 잘하고 있는 배우라 생각하진 않지만,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연기할 때 중요한 게 자신감인데 그동안 많이 결여됐다. 이젠 칭찬도 잘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며 자신감을 채우고 싶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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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