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
두산 정재훈 투수코치가 7일 잠실구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잠실 |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전쟁 준비는 다 돼 있다. 하던대로 하면 된다.”

갑작스레 메인 투수코치로 승격한 두산 정재훈 코치는 현역시절 터프세이브 상황 때에도 흔들림 없었던 것처럼 담담했다. 정 코치는 “휴식일이라 아이들과 놀이동산에 갔는데, 줄을 서 있다가 김원형 코치님의 SK 감독 인선 사실을 접했다. 갑자기 부담감이 밀려오더라. 솔직히, 좀 섭섭했다”며 웃었다. 김 코치가 SK 신임 감독으로 선임됐고, 구단의 통 큰 배려로 9일 친정으로 돌아갔다. 불펜 코치로 김 코치를 보좌하던 정 코치는 플레이오프(PO)를 앞두고 메인코치 중책을 맡았다.

정 코치는 “평소에 김 코치님과 소통도 많이하고 PO 투수 운용 계획도 정리를 했던 터라 큰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 같다. 준비가 돼 있기 때문에 걱정없다. 김 코치님과 짜놓은대로 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SK로 가신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감독으로 가실줄은 몰랐다. ‘기사로 알게 하지 말아주세요’라고 말씀드렸었는데 뉴스로 접해 살짝 섭섭했다”며 웃었다. 그만큼 정도 많이 들었고, 스스럼없이 농담을 주고 받을만큼 관계가 좋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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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정재훈 코치가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선수들에게 배팅볼을 던져주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포스트시즌 기간 중에 메인코치로 덜컥 승격됐지만, 정 코치 역시 준비된 지도자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선수들과 생활도 오래했고, 투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 내가 특별히 해 줄 얘기가 없을 정도”라고 신뢰를 보냈다. SK 김원형 감독 역시 “두산에서 마무리 투수로 오래 활약했던 코치다. 강한 심장을 가진 사람이라 나보다 더 잘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메인코치로 처음 선수들과 마주한 7일, 정 코치는 “내가 더그아웃에 있고 (배)영수가 불펜에 들어가는 건 둘 다 처음이다. 그렇지만 바뀌는 것은 없다. 투수들에게도 ‘코치가 바뀌었지만, 경기 준비는 똑 같이 하면 된다. 전쟁을 치르는 것은 변함없고, 준비도 끝난 상태다. 변화를 느끼지 말고 하던대로 하자”고 당부했다. 불펜에서 투수들과 대화를 많이 나눈 터라 이질감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분위기였다.

그래도 PO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부담감이 없진 않을 터. 정 코치는 “KT도 타선이 좋은 팀이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단기전은 결국 선발 투수들이 제 몫을 해줘야 승산이 있다. 선발들이 분위기를 만들어주면, 우리팀 타선이 좋기 때문에 충분히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이)승진이도 준PO에서 들쑥날쑥했지만, 경기 결과가 좋았다. 예방주사를 제대로 맞았다고 보면, PO에서는 잘 던질 것”이라며 “(이)영하나 (박)치국이 등 불펜진도 준비를 잘하고 있기 때문에 재미있는 경기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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