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2연승으로 LG 잡고 플레이오프 진출하는 두산
두산 선수들이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LG와 두산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LG에 승리한 뒤 함께 기뻐하고 있다. 2차전에서 LG에 9-7 승리를 거둔 두산은 2연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LG 채은성의 타구가 우측으로 높이 떠올랐다. 두산 박건우가 침착하게 포구자세를 취하자 두산 더그아웃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2020년 잠실구장에서 열린 마지막 KBO리그는 새로운 가을의 전설을 예고하며 역사 속으로 들어갔다. 이제 무대는 서울 고척스카이돔으로 바뀐다. 합숙훈련을 시작한 정규시즌 2위 KT가 가장 껄끄러운 상대를 만나게 됐다.

두산의 어게인 2015 재현의 서막을 열었다. 두산은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에서 2안타 2타점으로 맹위를 떨친 오재원을 포함한 타선 전체의 고른 활약으로 9-7 승리를 따냈다. 3전 2선승제로 열린 준PO에서 2연승을 따낸 것은 이번이 10번째로, 두산은 마지막 2선승제였던 2004년 이후 16년 만에 팀 통산 세 번째 2전승으로 PO 무대에 진출했다. KBO리그 역사를 통털어 준PO를 2연승으로 따낸 뒤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한 팀은 총 7번 있었는데, 두산은 2001년 이후 19년 만에 통산 8번째 진기록에 도전할 기회를 잡았다. 2001년은 ‘미라클 두산’이 탄생한 해로, 당시 한화와 준PO에서 2전승을 따낸 뒤 PO에서 현대에 1패 뒤 3승,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을 누르고 왕좌에 올랐다.

[포토] 두산 김태형 감독, 4회 8득점에...쏟아지는 박수!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이 5일 서울 잠실 구장에서 진행된 LG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4회 연속 안타로 대량 득점이 터지자 박수를 보내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팀 전체로 봐도 ‘왕조의 서막’을 알린 2015년을 재현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기 충분하다. 당시에도 두산은 준PO에서 넥센을 격파한 뒤 창단 첫 PO진출을 일궈낸 NC를 누르고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사상 첫 5연속 통합우승을 노리던 삼성을 누르고 왕좌에 올라 2010년대 중반 이후 최강팀 입지를 다졌다. 두산 김재호는 “2015년과 비교하면 멤버 전원이 다섯 살 더 먹어 체력이 이전만 못하다”면서도 “경험을 쌓았고, 가을잔치를 즐기는 분위기가 자리 잡았기 때문에 추억을 길게 끌고 가려는 의지가 강하다. 부상만 없다면 충분히 해 볼만 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빅 이닝으로 승기를 잡은 듯 하던 경기는 LG의 거센 추격에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었다. 두산은 4회초 오재일의 2점홈런 등 안타 5개와 볼넷 1개, 희생플라이 등을 묶어 대거 7점을 뽑아냈다. 8-0으로 여유있게 앞서 승리를 확정하는 듯 했지만, LG의 화력이 믿었던 20승 투수 라울 알칸타라를 조기강판시키는 변수로 작용했다. LG는 4회말 로베르토 라모스와 채은성이, 5회말에는 김현수와 라모스가 연속타자 홈런을 쏘아 올려 홈런으로만 5점을 뽑아냈다. 6회말에는 오지환이 좌중간을 꿰뚫는 2타점 적시타로 7-8까지 따라 붙었다.

[포토] 두산 김재호, 나이스~ 이유찬!
두산 베어스 이유찬이 5일 서울 잠실 구장에서 진행된 LG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8-7로 앞선 9회 상대 실책으로 3루에서 홈으로 뛰어 추가득점을 내자, 타석을 준비하던 김재호가 포옹하며 기뻐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승부를 예측할 수 없던 경기는 두산의 ‘허슬’과 LG의 ‘실책’으로 갈렸다. 선두타자 김재환이 볼넷을 골라나간 9회초 무사 1루에서 허경민이 희생번트를 댔다. LG 마무리 고우석이 침착하게 잡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1루에 송구하는 순간 타자주자 허경민과 베이스 커버에 나선 2루수 구본혁의 글러브가 겹쳤다. 전력질주를 마다하지 않은 허경민의 집념이 상대 실책을 유도한 셈이다. 대주자로 나선 이유찬은 쏜살 같이 3루까지 내달린 뒤 김민재 코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홈으로 내달렸다. 홈플레이트에서 한 발 나와 포구한 이성우는 이유찬이 홈으로 달려오는 장면을 보지 못한 듯 3루를 노리던 허경민을 바라봤다. 1점 차 살얼음판 승부가 순식간에 갈렸다.

[포토]두산 이영하, 플레이오프 진출이다!
두산 이영하가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LG와 두산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 9회말 2사 LG 채은성의 타구가 높이 떠오르자 검지로 하늘을 가리키고 있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8회말 마운드에 오른 이영하는 2이닝 동안 안타 1개만을 내주는 무결점 투구로 새로운 수호신의 탄생을 알렸다. 당초 선발 후보로 불리다 스윙맨 역할을 맡은 최원준은 1.1이닝 1볼넷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결승타를 포함해 준PO 두 경기에서 8타수 4안타 4타점으로 펄펄난 오재원이 기자단 투표 67표 중 53표(득표율 79.1%)를 받아 MVP 영예를 차지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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