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모습.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 후 부동산 규제지역 범위에 들어가지 않은 곳들이 풍선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비규제지역에선 집값이 약 2~4억원 가량 오른 단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기입주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분양시장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정부가 6.17대책을 발표한 이후 부동산 규제지역의 범위를 확대하면서 김포와 천안, 부산, 울산 등 비규제지역의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비규제지역은 규제지역에 비해 대출자격요건이 까다롭지 않은데다 취득세 및 양도세 등 각종 세금에 대한 부담을 크게 덜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 서울 접근성이 좋은 수도권에 속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접경지역이라는 이유로 규제지역에서 제외됐던 김포의 주택수요가 늘어나면서 아파트가격도 껑충 뛰었다. KB국민은행 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김포시 아파트매매가격은 6월부터 9월까지 3개월간 12.3%나 올랐다. 경기도 평균상승률 7.3%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김포 풍무동에 위치한 ‘풍무푸르지오’ 전용 84C㎡형이 지난 달18일 7억5900만원(26층)에 거래됐다. 6.17대책 발표 이전 최고 호가는 5억5500만원(6월13일·19층)이었다. 4개월 동안 무려 2억원 가량(36.8%) 오른 셈이다.

지방 부동산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부동산시장에서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던 부산도 달라졌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9월 부산시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5596건으로 8월(4473건)대비 25.1%나 늘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달(2615건) 대비 무려 2.1배나 많은 수치다. 주택수요가 늘며 아파트 가격도 동반상승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의 대우마리나1차 전용 84㎡형이 지난 9월 12억5000만원(7층)에 팔렸다. 이 주택형의 6월 최고 거래가격이 9억2000만원(11층)인 점을 고려하면 3일 동안 31.6%(3억3000만원)나 올랐다.

비규제지역의 아파트가격이 요동치며 분양시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9월 두산건설이 충남 천안시 동남구 청당동에 행정타운 센트럴 두산위브의 1순위청약접수를 받은 결과 339가구 모집에 2만5410명이 몰려 평균 63.7대 1의 치열한 경쟁률을 보였다. 비규제지역의 분양시장에도 청약수요가 몰리면서 신규주택 공급도 속속 이어질 전망이다. 분양평가업체 리얼하우스에 따르면 오는 11월 한달 간 비규제지역에서 1만9662가구(일반분양 기준)가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비규제지역에선 배후수요가 탄탄하고 개발호재가 풍부한 부산이나 대구, 광주, 충남 천안 등의 분양물량을 눈여겨 볼 만하다. 두산건설이 부산시 사하구 장림1동에 짓는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사하와 현대엔지니어링의 대구시 달서구 감삼동 주상복합아파트 힐스테이트 감삼2차, 대우산업개발의 이안 그랑센텀 천안 등이 이달 분양을 준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가 대비 수억원 가량 높은 가격의 매물이 나오고 있다. 분양을 받으면 사실상 로또나 다름 없다. 비규제지역의 풍선효과가 당분간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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