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행운의 적시타 박경수, 손이 아파...
KT 박경수. 수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수원=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제가 주목받으면 안되는데…”

KT 베테랑 박경수는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자신이 부각되는 걸 다소 부담스러워했다. 창단 첫 가을 야구를 준비하는 선수단에 자신으로인해 영향이 미치는 걸 원치 않아서다. 조용히, 또 묵묵하게 팀에 보탬이 되길 바라는 게 박경수의 진심이었다.

2003년 프로 데뷔 후 16시즌 만에 밟아보는 가을 야구다. 기분이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지난달 30일 한화와 정규 시즌 최종전을 치른 뒤 박경수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박경수는 “솔직히 그런 감정이 올라올 줄 몰랐다. 보통 경기 끝나고 감독님과 하이파이브를 하는데 그날은 감독님이 (유)한준이형을 안아주는데 거기서 뭔가 올라오더라. 감독님을 지나쳤는데 눈물이 터졌다”며 감격스러웠던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박경수는 정규 시즌 막판 햄스트링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빠져있는 동안 항상 동료들에게 미안했고, 또 자신의 자리를 잘 메우고 호성적을 내줘 고마워했다. 박경수는 “팀에서 선참이지만 나는 한게 없다. 동료들에게 묻어간 것”이라면서 “선참의 역할에 대해서 늘 생각하고 다른 선참선수들과도 많은 얘기를 한다. 선참이라면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게 맞다. 다행히 서로 잘 맞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플레이오프 때 정상적인 출전을 위해 재활에 집중하고 있는 박경수는 “다행히 선수들이 잘 해준 덕분에 회복할 시간을 벌 수 있었다. 트레이닝 파트에서 부담스러울 정도로 신경을 많이 써주고 있다. 재활은 순조롭게 진행중이다. 이제 70~80% 몸상태는 되는 것 같다. 플레이오프 정상 출전을 목표로 두고 준비하고 있다. 이런 기회가 자주 오지 않으니 열심히 준비하겠다”며 재활 상황을 설명했다. 현재 수비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하고 있는 박경수는 경기 감각 유지를 위해 전력분석팀에 요청해서 머신볼의 속도를 빠른 볼로 맞춰달라고 요청하는 등 최선을 다해 훈련하고 있다.

[포토] kt 유한준-황재균-박경수, 베테랑들의 미소!
유한준과 황재균, 박경수 등 kt 위즈 선수들이 24일 수원 NC전에서 8-2로 승리한 뒤 미소짓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지난해까지 박경수에게 가을 야구란 남의 팀 얘기였다. 올해는 처음으로 훈련을 하면서 준플레이오프를 통과한 팀을 기다리는 입장이 됐다. 박경수는 “지인들이 일단 포스트시즌 잘 마치고 기왕이면 한국시리즈까지 갔으면 좋겠다며 격려와 응원을 많이 해주신다. 지금은 그저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며 밝게 웃었다. 이어 “이전까지 인터뷰하면서 좋았던 순간을 물어보면 개인적으로 잘했던 경기 기억밖에 없더라. 팀과 함께 한 좋은 기억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포스트시즌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올해는 내 야구인생에서 첫 번째 기억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마지막으로 박경수는 “후배들 덕분에 좋은 경험 할 수 있게 됐다. 정말 고맙다. 지금까지 잘해왔으니 포스트시즌에서도 즐겁게 웃으면서 끝낼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포스트시즌 데일리 MVP가 되서 인터뷰를 시원하게 해보고 싶다”며 굳은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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