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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상훈 기자] 1인가구의 증가, 엄청나게 빨라진 상품 배송 속도,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소비 확산 등 우리나라는 온라인 쇼핑이 확산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그러다 보니 매일 버려지는 택배상자의 개수는 상상을 초월한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택배 물량은 27억 8980만개로, 전년 동기(25억4278만개) 대비 10% 가까이(9.7%)나 증가했다. 이를 365로 단순하게 나누면 1일 택배 물량이 700만개나 되는 셈이다.
택배상자에는 종이박스, 비닐테이프, 스티로품, 비닐봉지, 플라스틱 등이 많이 사용된다. 아무리 분리수거를 열심히 하더라도 분해되지 않는 폐기물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환경적인 부분을 고려하면 단가가 오르고, 혹여 냉동이나 냉장식품에 이상이 생길까 내심 걱정이 커진다. 특히 규제기관에 따른 입장 차도 기업의 고민을 더욱 깊게 만든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선식품 택배 발송과 관련해 친환경 소재를 다양하게 실험하고 있는데 보건복지부는 혹여 식품이 상하거나 변형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기존 소재(스티로품, 비닐)를 사용하기를 바라는가 하면, 환경부는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 사용을 적극 늘리기를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많은 유통기업들은 배송을 위한 소재에 친환경적인 요소를 더하고는 있지만 드라마틱한 변화를 이끌어내지는 못하고 있다. 그나마 친환경 소재를 가장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는 곳은 모바일 마트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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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는 일찌감치 친환경 소재를 패키징에 적극 채용하고, 자체적으로 포장재 개선을 위한 연구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현재 컬리는 종이 박스 안에 골판지 박스를 결합하는 형태로 패지키 내구성을 높이고 스티로품을 퇴출시켰다. 또 그 이중 박스 사이에 아이스팩과 드라이아이스를 둬 냉기가 오래도록 박스 안에 머물러 보냉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박스는 4만여 회 테스트 끝에 영화 18도 상태를 14시간 이상 유지할 수 있어, 특허 출원과 디자인 등록까지 마쳤다.
마켓컬리 배송 박스를 열면 특히 눈에 띄는 것이 워터팩이다. 안에는 그냥 얼음이 들어 있다. 순수한 물을 얼린 물이다. 통상 아이스팩에는 플라스틱 성분의 아이스젤이 들어 있고, 재활용이 어려워 처치 곤란했는데 컬리는 이것을 물과 종이 봉투로 대체해 그냥 찢어서 얼음(물)을 버리고, 워터팩은 종이로 분리수거할 수 있도록 했다. 마켓컬리의 워터팩은 환경부 산하기관인 한국환경공단으로부터 지난해 종이 분리배출 지정 승인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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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부터는 코팅된 종이 아이스팩은 종이로 분리배출할 수 없게 기준이 강화됐는데 아직은 이 승인이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컬리 측은 “ 새롭게 바뀐 기준에 맞춰 워터팩의 구성을 변경할 예정이며, 종이 위에 필름을 붙인 현재의 구성에서 추후 재활용이 조금 더 용이한 필름 단일 구성으로 전체 변경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배송 박스는 마켓컬리 배송기사가 3개까지 회수, 전문 회수업자를 통해 재활용처리하고, 이로 인해 발생한 수익금은 전액 초등학교 교실슈 조성에 사용하고 있다.
컬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다회용 배송 박스를 테스트했으나, 위생 문제와 냉장·냉동식품 혼합포장 시 상품 상태 불안전성, 다회용 박스 폐기 시 쓰레기 발생 등의 문제로 백지화됐다. 다만 이후 더 많은 검토와 연구를 진행환 후 친환경적인 다회용 박스가 개발될 경우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마켓컬리의 배송포장재는 크게 박스, 완충제, 냉매, 1차포장재, 테이프로 구성됐다. 마켓컬리는 샛별배송(마켓컬리 독자 새벽배송 서비스)에 사용하는 모든 포장재에 종이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 중 테이프를 제외하고는 모두 재활용이 가능하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컬리가 개발한 ‘보냉 기능을 가지는 포장용 종이(골판지) 박스’는 제14회 대한민국 패키징 대전에서 최고상인 국무총리상에 수상됐다.
part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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