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부 드라마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미니시리즈 드라마라고 하면 16부작으로 여겨지던 통념도 이젠 옛말이 됐다. 변화하는 방송환경과 시청자들의 눈높이에 따라 16부작을 고집하던 방송사들도 변화를 맞고 있다.

케이블채널을 중심으로 16부작이라는 틀을 깬 작품들이 연이어 편성되고 넷플릭스와 같은 OTT 콘텐츠가 잇따라 소개되며 ‘미니시리즈=16부작’이라는 공식도 깨지고 있다. 최근 종영한 MBC ‘꼰대인턴’, JTBC ‘쌍갑포차’ ‘야식남녀’, OCN ‘번외수사’ 등은 12부작으로 기획됐고, 지난 4월 KBS 월화극 재개를 알린 ‘계약우정’ 역시 8부작으로 전파를 탔다.

장르적 특성에 드라마 회차를 맞추는 작품들도 늘고 있다. 현재 방영 중인 MBC ‘십시일반’은 8부작으로 구성돼, 추리극다운 빠른고 밀도있는 전개를 그려내는 중이다. 전작인 ‘미쓰리는 알고 있다’ 역시 지상파 채널에서 파격적인 4부작 편성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도 MBC는 한국영화감독조합, OTT 서비스 업체인 웨이브와 함께 제작에 참여해 오는 8월 시네마틱드라마 ‘SF8’을 8회에 걸쳐 선보인다.

예전부터 드라마 편성의 변화 조짐은 있었지만 최근들어 드라마의 형태가 두드러지게 짧아진데 가장 큰 변수가 된 건 역시 넷플릭스다. ‘킹덤’(6부작) ‘인간수업’(10부작) 등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들이 편수에 구애받지 않으면서도 콘텐츠를 한 번에 공개하는 방식을 선보이며 소비자의 시청 패턴이 변했기 때문이다. 이에 케이블, 종편뿐 아니라 지상파 역시 이에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예전부터 드라마 편성의 변화 조짐은 있었지만 최근 두드러지게 드라마의 형태가 변화한 이유에는 넷플릭스의 영향이 컸다. 6부작 ‘킹덤’, 10부작 ‘인간수업’ 등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들이 편수에 구애받지 않으면서도 콘텐츠를 한 번에 공개하는 방식을 선보이며 소비자의 시청 패턴이 변했기 때문이다. 케이블, 종편뿐 아니라 지상파 역시 이에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

짧은 호흡의 드라마가 정착되면서 해외처럼 시즌제 도입이 활발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SBS ‘낭만닥터 김사부’처럼 시즌제로 성공한 사례와 새 시즌을 준비 중인 tvN ‘비밀의 숲’, ‘시그널’ 등이 이러한 추세를 가속화 시키고 있다. 지난 5월 종영한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12부작에 주 1회 방송이라는 변수에도 10%가 넘는 시청률로 흥행을 거두며 가능성을 입증, 일찌감치 다음 시즌도 예고한 상태다. 한 방송국 관계자는 “글로벌 OTT 기업들의 자본력을 동원한 ‘대작’들과 경쟁을 하려면 스토리에 대한 기본적인 기대치와 고정 시청자층이 있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은 시즌제 드라마로 확장성을 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방송사와 제작사 역시 장기적으로는 16부작 체제를 버리고 양보다는 질을 추구하는 형식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것엔 입을 모으지만, 아직까진 현실적으로 어려운 지점이 많다는게 중론이다. 가장 큰 문제는 제작비다. 회차가 줄어 1년 단위로 편성해야 하는 드라마 편수가 늘어나면 그만큼 경제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고, 넷플릭스처럼 회당 수십억에 육박하는 제작비와 편성 압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환경이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아직까진 편수가 적은 드라마가 편성이 어그러진 자리에 대타로 급하게 투입되는 경우가 많다보니 ‘땜질용 드라마’라는 오명을 갖고 있어 배우의 캐스팅이나 초기 투자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예전엔 드라마 회차가 짧아지면 광고투자의 부담이 커졌지만 지금은 회차 자체보단 장르와 스토리의 영향이 커지고 있다”며 “시청자에게 더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신인 작가와 스타를 발굴한다는 차원에서도 16부작 중심으로 운영되는 드라마의 틀을 재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MBC, tvN,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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