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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내게 많은 기회가 온 만큼 부담도 따르더라. 그만큼 준비했다.”
‘난세의 영웅’이란 표현도 붙일 만하다. ‘K리그 1강’ 전북 현대에서 7번째 시즌을 보내는 윙어 한교원은 1990년생으로 어느덧 30대에 들어섰다. 그는 최근 꿈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28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9라운드 울산 현대와 ‘현대가 더비’ 원정 경기에서도 전반 44분 선제 결승포를 가동,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3경기 연속골이자 리그 4호 골.
전북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측면 핵심 자원인 로페즈와 문선민이 모두 팀을 이탈하면서 전술적 공백이 컸다. 그럼에도 오랜 우승 경험과 스타 선수의 내공으로 ‘꾸역승’을 거두며 승리DNA를 뽐냈다. 그 중심엔 한교원이 있다. 그는 K리그 정상급 윙어로 불리면서도 다소 투박하다는 인상을 지우지 못했다. 일부 팬은 한교원의 돌파나 슛 과정을 두고 ‘우당탕’이라며 우스갯소리를 하곤 했다. 하지만 올 시즌 한교원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우당탕’ 얘기가 쏙 들어갈 정도로 문전에서 한결 섬세해졌고 때론 우아한 마무리로 전북 측면 고민을 덜어주고 있다. 울산전도 그랬다. 프리킥 상황에서 울산 수비가 방어망을 구축하기 전 손준호가 재빠르게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을 파고든 한교원에게 전진 패스를 넣었고, 한교원은 부드러운 터치에 이어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상대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안은 시점에서 확실하게 ‘한 방’을 해내면서 팀이 편안하게 경기를 끌어가는 데 일등 공신이 됐다.
한교원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손준호가 프리킥 상황에서 늘 빠르게 처리하는 것보다 (오른쪽 풀백) 이용 형에게 주는 척하면서 내게 주는 것 등을 연습경기 때나 훈련에서나 주문한 적이 있다”며 “나도 몸이 자연스럽게 반응하면서 득점 장면까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 시즌 앞두고 측면 선수들이 많이 팀에서 나갔는데, 내게 기회가 더 온 만큼 부담도 따르더라”며 “득점에 대한 부분을 집중하고 준비한 것 같다. 그래서 골도 많이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조세 모라이스 전북 감독은 “한교원이 동계훈련 때부터 득점력을 올리기 위해 슛과 움직임을 연구하더라. 그는 매우 노력형 선수”라고 칭찬했다.
자신의 최근 활약에 관해 동료와 시너지를 언급했으나 스스로 전북에 특화한, 그리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패턴에 관해 고민하는 시간을 늘렸다. 지난해 14경기 출전에 그치면 한 골도 넣지 못했던 그는 올 시즌 초반 9경기 만에 4골(3도움)을 터뜨렸다. 내심 지난 2014년 프로 한 시즌 최다 득점(11골)을 넘어서겠다는 의지로 가득하다. 한교원은 차주부터 K리그 유관중 전환 가능성이 커진 것에 한층 동기부여를 언급했다. 그는 “팬 앞에서 달릴 수 있는 것만으로도 선수에겐 반가운 일이다. 보답하기 위해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웃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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