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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아역 출신 배우 정다빈이 자신의 수식어 ‘아이스크림 소녀’의 벽을 넘을 수 있을까.
정다빈은 지난 2003년 만 3세의 나이로 데뷔해, 한 아이스크림 브랜드 CF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특히 정다빈은 커다란 눈망울과 환한 미소, 인형 같은 외모를 통해 ‘아이스크림 소녀’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많은 인기를 얻었다. CF가 공개된지 약 17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많은 이들이 ‘아이스크림 소녀’를 기억하고, 그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정다빈도 어린이에서 어느덧 20대가 됐다. 정다빈은 잘 자란 모습으로, 인형 같은 비주얼을 자랑하며 ‘잘 자란 아역’의 좋은 예로 자리매김했다. 성인이 된 정다빈은 연기에 있어서도 새로운 도전을 펼쳤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인간수업’에서 돈을 위해 어긋난 선택을 하며 범죄에 가담하는 고등학생 일진 민희 역을 맡았다. 10대들의 어두운 이면을 나타낸 캐릭터로 많은 기대를 모은 역할이었다. 무엇보다 정다빈은 ‘인간수업’의 주연 4인방 중 가장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었다.
베일을 벗은 ‘인간수업’은 그동안 드라마에서 표현됐던 10대들의 모습과 달리 청소년 범죄, 성매매 등을 소재로 하고, 사실적인 묘사로 화제를 모았다. 이에 공개 첫날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5위로 시작한 ‘인간수업’은 일주일 만에 1위에 오르며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작품이 호평과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초반 관심과 달리 정다빈 보다는 다른 이들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고 있다. 지수 역의 김동희와 규리 역의 박주현은 ‘괴물 신예’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연기력과 캐릭터 소화력에 대해 호평을 받았다. 또한 두 사람은 ‘인간수업’이 발견한 원석으로 평가되며 주목을 받고 있다.
반면 정다빈은 조금 아쉽다. 성인 첫 주연을 맡은 만큼 정다빈의 각오 역시 남달랐다. 이전의 이미지와는 완벽하게 다른 흡연 연기, 욕설 연기에 도전하며 새로운 변신을 꿈꿨다. 그러나 정다빈의 노력과는 달리 자연스러움 속 그의 연기가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와 함께 정다빈이 맡은 민희 역할은 박주현의 규리 역할보다 다소 수동적이고 답답한 듯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지지 역시 얻기 힘들었다. 작품이 성공적인 성과를 거뒀음에도 정다빈만은 웃을 수 없는 것이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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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빈에게 있어 ‘인간수업’은 중요한 작품이다. ‘아이스크림 소녀’의 이미지가 강력한 가운데 그동안 정다빈은 해당 CF를 넘을 대표작이 없었던 것. MBC ‘원더풀 라이프’부터 SBS ‘싸인’, ‘뿌리 깊은 나무’, MBC ‘옥중화’ 등 정다빈은 인기 작품에 출연하며 오랜 시간 꾸준히 연기력을 쌓아왔다. 그러나 초반 인기가 너무 컸던 탓일까. 이를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변신을 꿈꾼 ‘인간수업’ 역시 아쉬운 결과였다.
아역 출신인 또래 배우 김유정, 김소현이 아역의 이미지를 넘어 20대 대표 배우로 자리매김한 것에 비해 여전히 부족한 점도 있다. 많은 이들에게 미소를 전했던 ‘아이스크림 소녀’는 정다빈을 지금의 자리에 있게 한 고마운 수식어였지만, 이제는 이를 완전히 벗을 때다. 정다빈이 ‘인간수업’을 통해 받은 아쉬움을 토대로 제대로 20대 배우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true@sportsseoul.com
사진 |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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