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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써전(Surgeon,외과의)은 경험이 깡패야.”
지난달 25일 종영한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 속 도인범(양세종 분)의 대사다. 돌담병원을 떠나기 전 후배 서우진(안효섭 분)의 수술을 칭찬하며 건넨 도인범의 짧은 한 문장은 열혈 시청자 최주환(32·두산)의 마음에 깊게 남았다.
두산의 수비는 리그 톱수준이다. 뛰어난 수비력을 갖춘 선수가 즐비해, 주전 야수 자리를 꿰차는 게 쉽지 않다. 어느덧 베테랑 대열에 들어선 최주환도 여전히 주전 경쟁에 임하고 있을 정도다. 최주환은 “팀에 좋은 선수들이 워낙 많다. 예전보다 수비에 조금 더 신경 쓰고 있는데, 수비에선 무엇보다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도인범의 명대사가 가슴에 박힌 이유다. 최주환은 “드라마 보는 걸 좋아하는데 ‘낭만닥터 김사부2’에 특별 출연했던 양세종 씨가 후배에게 조언한 말이 와 닿더라”며 “‘경험이 깡패’라는 대사처럼 야구 선수들에게는 경험이 정말 큰 무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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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동안 두산을 지켜온 최주환은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팀에 없어선 안 될 선수로 성장했다. 입단 후 10년 차까지는 빈틈없는 내야진 구성으로 주전 진입조차 어려웠지만, 10년간 실전 경험을 쌓아 ‘백업’ 꼬리표를 떼어냈다. 2017년부터 주전으로 도약했고, 2018년엔 타율 0.333 26홈런으로 커리어하이를 찍었다.‘최주딱(최주환은 주전이 딱이야)’이라는 타이틀이 따라붙은 것도 이때쯤부터다.
주로 타격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온 최주환은 약점으로 꼽혔던 수비를 보완해 빈틈을 채웠다. 지난해 2루수로 출전한 474이닝 동안 범한 실책은 단 두 개다. 그는 “실수도 해보고, 경험을 쌓으면서 배우는게 있다. 실수 속에서 단점을 잘 캐치하고 다음번엔 같은 플레이를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성장 과정을 돌아봤다.
최주환이 꼽은 두산의 장점도 비슷하다. 자신의 실수를 경험 삼아 한 발 더 뛰려는 것이 두산의 힘이다. 그는 “어떤 선에서 만족하면 거기에 안주하는 선수밖에 되지 않는다. 두산에는 이런 선수가 없다. 이게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0년 넘게 지켜본 두산 선수들은 잘하고 있어도 더 잘하고 싶어하는 욕심으로 가득 차 있다”며 “(박)건우, (허)경민이, (정)수빈뿐 아니라 이미 잘하고 있는 (김)재환이, (오)재일이 형 등도 경험을 바탕으로 더 성장하려고 노력한다. 이런 점이 좋은 시너지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팀 전통에 발맞춰 최주환도 실전 경험 많은 깡패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younw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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