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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미 애리조나주)=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마음을 비웠습니다.”
추신수(38·텍사스)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올해 텍사스와 7년 계약 마지막 해를 맞이했지만 추신수는 마지막이라는 생각보다 새로운 도전을 위한 출발점이라는 각오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특별히 달라진 점도 없다. 늘 그래왔듯이 야구장에 가장 먼저 출근해 훈련을 시작하고 동료 선수들과 스스럼없이 지낸다. 팀내 최선참으로서 후배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 불편한 점이 없는지를 물어보며 선후배, 코칭스태프 간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 서프라이즈에 위치한 서프라이즈 스포츠콤플렉스에서 시즌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는 추신수는 지난해 10월 받은 어깨 수술 후 재활을 거쳐 거의 정상 컨디션을 회복했다. 그는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아직 100% 상태는 아니지만 송구하는데 큰 지장은 없다. 지난해 느꼈던 통증이나 이상 징후는 없다”면서 “순조롭게 몸상태를 끌어올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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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에서 만난 추신수는 훈련 내내 앨비스 앤드루스, 코칭스태프와 타격폼에 대해 장시간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실전에서도 허리를 세우고 상체가 홈플레이트 방향으로 숙여지는 점을 보완하는데 열을 올렸다. 레그킥 이후 스트라이드 과정에 상하체 분리 동작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점에 포커스를 맞춘 모습이었다. 그는 “(타격폼이)크게 바뀌는 건 없다. 모든 타자들이 조금씩 단점을 가지고 있다. 나 역시 내가 갖고 있는 단점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영업 비밀을 꽁꽁 숨겼다.
올해는 텍사스와 계약 마지막해라 추신수에겐 남다를 수밖에 없다. 추신수는 “분명한 건 7년전인 2013년과 올시즌 후 얻는 FA는 큰 차이가 있다”이라고 운을 뗀 뒤 “모든 순간이 소중하다. 매순간을 허투루 보내기도 싫다. 좋은 계약을 따내기 위해서가 아니다. 지금까지 내 커리어로 봤을 때 중요하지 않은 순간이 없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한 팀에서 7년 계약을 하고 올해 마지막 해를 맞이했다. 뭔가 팀에 보답을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올해 팀이 잘 꾸려져서 그런지 우승을 해보고 싶은 마음도 더 간절하다. 기분 나쁠일도 없고 그저 매 순간이 좋다”면서 “메이저리그(ML) 선수로 뛰는 지금 이 순간이 행운인 것 같고 자랑스럽다. 2년 정도는 더 뛸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ML 베테랑 대열에 합류한 덕에 말 한마디 한마디에 초연함이 느껴졌다. 그는 “2013년 신시내티에 있을 땐 ‘잘 안되면 어떡하나’라는 불안함이 컸다면 지금은 불안함보다 매순간을 편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어떤 성적을 낼지, 시즌 중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거지만 잘 될거라고 믿고 있다. 준비도 잘 했다. 예전엔 길을 만들었다면 지금은 운명을 믿는다. 이 순간을 즐기면서 하루하루 경기를 치를 것이다. 뒷일은 뒤에가서 생각하면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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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내 최선참인 추신수의 눈에 올해 텍사스는 어떨까. 그는 “신구조화가 잘 됐다. 선수들을 하나로 모으는 일만 남았다. 어린 선수들도 클럽하우스가 편안하다고 느껴야 한다. 나는 먼저 다가가서 많이 물어보는 스타일이다. 후배들에게 받은 피드백을 반영해 베테랑 선수들에게 전달해 바꿀 것은 바꾸는 중간 역할을 많이 하고 있다”고 답했다.
태평양 건너 먼 한국에서 응원해주는 고국팬들에 대한 감사함도 빼놓지 않았다. 추신수는 “항상 아쉬워하고 질타를 하는 것도 관심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것을 들으면서 고칠 건 고치고 배울 건 배웠다. 멀리서나마 한국팬분들이 야구장에 찾아오시거나 TV로 보시면서 응원해주시면 큰 힘이 된다. 좋은 말이든 나쁜 말이든 이젠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계속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저도 아프지 않고 제가 하는 것 열심히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superpow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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