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로야구에 새 규정인 ‘헤드샷 자동 퇴장’이 생겼다. 투구 시 타자의 머리를 맞힌 투수는 바로 퇴장을 당한다. 전반기까지 롯데 크리스 옥스프링, 장원준, SK 조조 레이예스, KIA 송은범 등 총 4명의 투수가 헤드샷 퇴장의 불명예를 떠안았다. ‘헤드샷 자동퇴장’은 타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지만, 부작용도 없지 않다. 전반기 타고투저의 원인 중 하나로도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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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들 왜 몸쪽 못 던지나?
올시즌 국내 야구장에 미국 메이저리그(ML) 스카우트들이 자주 눈에 띈다. SK 투수 김광현, 넥센 내야수 강정호 등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 한국을 찾았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한국 프로야구의 난타전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이들 중 한 스카우트는 모 코치에게 “투수들이 이렇게 많이 맞는데 왜 타자의 몸쪽으로 공을 던지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의아해했다. 이 코치는 스카우트에게 ‘헤드샷 자동 퇴장’에 대해 설명해줬고, 이 스카우트는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투수 출신인 모 코치는 “‘헤드샷 자동 퇴장’은 투수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는 규정이다. 잘못 던져 헤드샷이 되면 바로 퇴장이다. 안 그래도 몸쪽 공을 던지는 게 쉽지 않은 상황에서 족쇄까지 차게 된 셈이다”며 “타고투저라고, 프로야구 질이 떨어진다고 시끄러운데 정작 투수들에 불리한 규정을 만들어놓고 그런 소리를 하면 어떡하는가”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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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 헤드샷? 보면 안다!
헤드샷은 분명 위험하다. 타자들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다. 당연히 보호해야한다. 하지만 일부러 타자의 목숨을 노리고 던지는 투수는 없다. 국내 모 감독은 “어떤 투수도 일부러 타자의 머리를 향해 공을 던지지 않는다. 윤석민(볼티모어) 등 좋은 투수들도 헤드샷을 던진 뒤 트라우마로 고생하지 않았는가”라며 “헤드샷을 고의로 던진다면 선수나 심판이 보면 바로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장에선 자동 퇴장보다 심판의 재량에 맡기는 것이 좋다고 보고 있다. 몇몇 코치들은 “머리를 맞혀 자동 퇴장을 당하게 되면 마운드 운용이 꼬여 버린다. 프로야구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타고투저로 연결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고의 헤드샷의 경우 심판이 보면 안다. 지난 시즌처럼 심판이 상황에 따라 (퇴장 여부를) 판단하는 게 좋다”고 입을 모았다.
이웅희기자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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