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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일 트레이닝 코치가 류현진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 김용일 코치 제공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한국 스포츠 최고 트레이너로 꼽히는 김용일 트레이닝 코치가 저연차·저연봉 선수들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대한선수트레이너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 코치는 KBO리그 선수들에게 비시즌 훈련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다음달 제주도 서귀포에서 겨울 캠프를 연다. 올해 LA 다저스에서 류현진 트레이너로 빅리그를 체험한 것을 포함해 수십년 동안 최전선에서 호흡한 노하우를 선수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할 계획이다.

금전적 이익과는 무관하다. 눈앞의 보상보다는 한국야구 발전을 위해 선수들이 자신에게 맞는 트레이닝과 루틴을 성립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제주도 겨울 캠프를 열었다. 김 코치는 지난 23일 “대한선수트레이너협회, 한국프로야구선수협(선수협), 그리고 서귀포시의 협조를 통해 캠프가 성사됐다”며 “나는 지금까지 선수들 덕분에 먹고 산 사람이다. 언젠가는 반드시 선수들에게 내가 받은 것을 돌려주고 싶었다. 트레이너협회 회장으로서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다보니 이번 캠프를 열게 됐다”고 밝혔다.

제주도 겨울 캠프는 다음달 6일부터 19일까지 약 2주 동안 서귀포에서 열린다. 김 코치 외에 LG와 KIA에서 각각 트레이닝 코치 2명이 합류해 김 코치 포함 6명의 코치가 캠프를 지휘한다. LG 주전 포수 유강남을 포함해 13명의 선수들이 참가하는 가운데 선수협은 제주도행 왕복 비행기 티켓을 무료로 지원한다. 덧붙여 서귀포시는 트레이닝 시설과 숙소를 저렴하게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김 코치는 이번 캠프 취지를 두고 “구단별 통계를 보면 스프링캠프에서 당하는 부상이 시즌 전체 부상에 20%다. 투수의 경우 비율이 40%까지 올라간다. 그만큼 스프링캠프에 앞서 겨울훈련이 중요하다. 겨울에 컨디션이 어느정도 올라와야 스프링캠프부터 시즌 끝까지 무사히 소화할 수 있다”면서 “이번 캠프는 완벽하게 스프링캠프를 치르는 것에 목표를 뒀다”고 설명했다.

LG투수 임찬규 뒤에 무슨일이?[SS포토]
2016년 1월 23일 LG투수 임찬규가 김용일 트레이너와 함께 미국 애리조나 글렌데일 훈련장을 이동하고 있다. 글렌데일(애리조나)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참가 규모는 아쉽지만 첫 발자국을 찍는 것에 의미를 부여한 김 코치다. 그는 “사실 이전에도 오키나와에서 비슷한 성격의 캠프를 해왔다. 2년 동안 스프링캠프에 앞서 소규모로 캠프를 열었는데 당시 참가했던 선수들 다수가 이번에도 참가하고 있다. 한일 관계 악화로 다른 캠프 장소를 몰색하다가 제주도를 선택하게 됐다”면서 “선수협과 제주도 겨울 캠프를 처음 기획했을 당시에는 참가 규모 30명을 생각했다. 13명보다는 신청자가 많았는데 구단들이 재활선수들은 제외됐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표시해서 규모가 줄었다. 선수협의 취지를 고려해 30명이 넘을 경우 고연봉 선수들은 제외시키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신청자 전원이 함께 하게 됐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도 김 코치는 “이번 캠프를 통해 선수들에게 제대로 평가를 받고 싶다. 캠프에 참가한 선수 중 만족하는 선수들이 많다면 다음 캠프 참가자는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프라는 충분하다. 서귀포시로부터 400평 공간을 제공받았다. 좋은 기후에서 투구와 타격, 수비 훈련이 두루 가능하다. 김 코치는 “12월과 1월 많은 선수들이 따뜻한 곳을 찾아 자비를 들여 해외로 떠나고 있다. 그런데 우리 캠프보다 저렴한 캠프는 없다. 6~7만원 밖에 부담하지 않는다”며 “가장 저렴하면서 효과있는 캠프를 만드는 게 목표다. 아직 자신에게 맞는 트레이닝을 찾지 못한 선수들이나 루틴을 성립하지 못한 선수들이 많다.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 이번에 캠프에 참가하는 선수들 모두 각자에게 맞는 트레이닝을 확립하도록 돕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김 코치는 향후 자신의 거취에 대해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현진이도 팀이 결정된 만큼 나도 어디로 갈지 결정되지 않겠나”고 말했다. 현재 김 코치를 두고 류현진은 물론 KBO리그 복수 구단이 영입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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