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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웨이항공에서 근무하는 기장이 수천만원의 돈을 강제로 빌리는 등 갑질 횡포를 일삼았다고 폭로한 내용의 블라인드 글 캡처.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저비용 항공사 티웨이항공에 근무하는 한 기장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후배 부기장들을 대상으로 불법 대출 권유 등 수천만원 상당의 돈을 빌려달라는 등 갑질 횡포를 하고 있다는 제보가 이어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게다가 다수의 부기장들 사이에서 3년여간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이 나오는데도 회사는 그동안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아 ‘기장 봐주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일고 있다.

23일 직장인 익명어플 ‘블라인드’를 비롯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다수의 부기장들의 제보에 따르면 서모 기장은 평소 직원들을 괴롭히는 것도 서슴지 않았는데, 2017년부터 3년여간 신입 후배 부기장들을 대상으로 대출 보증과 천단위가 넘는 돈을 빌려달라고 조르는 등 갑질을 일삼았다. 서 씨는 대한항공에서도 부기장들에게 돈을 빌리고 도박을 하는 등 문제를 일으켜 권고사직을 당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청한 부기장 B씨는 “당한 부기장들만해도 30명이 넘는다”면서 “더 큰 문제는 회사에서는 일찌감치 문제를 인지하고도 당사자 기장에게 단순한 주의와 경고 조치 선에서 끝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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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티웨이항공 직원 C씨는 “대한항공 출신의 경력직으로 2017년부터 입사하신 분인데 대한항공에서도 도박과 부기장들과의 돈 문제로 권고사직을 당해서 왔다. 성격이 거칠고, 못된 일을 일삼아서 예전부터 유명인사였다”고 거들었다. 그는 이어 “당시 회사 입사부터 2013~2017 사번 부기장들에게 해외 체류할때도 달러로 된 십만원에서 백만원 단위의 작은 돈부터 빌려달라고 시작하다가 현재는 금액이 수천만원까지 늘어났다. 당시에도 20여명 가량의 부기장들에게 이런 접근을 해서 2018년 상반기께 블라인드에 이슈가 되기도 했었으나 당사자가 억울하다는 해명글을 쓰면서 다시 묻혔다”고 말했다.

부기장 D씨는 “조종석(칵핏)에서는 기장이 최고 권위를 갖는데 한국에서는 군 문화 등에 의해 위계질서가 강한 편”이라며 “신입 부기장들은 비행에 적응하는 단계로, 아직 부족한게 많은데 이걸 이용해서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말도 안되는 일로 트집을 잡기도 했다. 그렇게 부기장들의 기를 죽인 다음에 돈과 관련한 호구조사를 하고, 나중에 대출을 요청하는 수법을 자주 써왔다. 서 기장 때문에 회사를 나가고 싶다는 부기장들이 수십여명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게다가 서 기장이 승무팀장과 본부장하고 친해서 그것 믿고 더욱 갑질을 일삼는 것 같다”면서 “대한항공에서 했더 수법을 다시 티웨이에서 그대로 하고 있는 꼴이다. 회사는 조용히 당사자에게 사과글만 올리게 하고 블라인드에 올라온 문제글을 내리는 등 내부적으로 빨리 덮으려고 하는데 답답하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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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웨이항공 기장 서씨와 관련한 갑질 횡포에 대해 부기장들이 불만을 토로한 내용 캡처.제공|제보자

하지만 이와 관련해 티웨이항공 측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사실 확인 중에 있다”면서 “향후 사실이 확인되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서모 기장의 횡포를 막지 못하는 근본 원인 중 하나로 인력 부족을 꼽았다. 조종사 하나를 양성하는데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은데다, 인력난으로 타 항공사로부터 조종사들을 데려오는 스카웃 열풍이 불고 있는 상황에서 한명이 관뒀을 때 빚어지는 손실이 더 크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1월 티웨이항공은 베트남 나트랑을 출발해 대구로 올 예정이던 여객기 출발이 기장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9시간 넘게 지연된 바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기장의 갑질이 심해 부기장들이 반발해도 회사는 감봉 등 조치는 커녕 단순한 경고에서만 끝나는 경우가 많다”면서 “최근 항공사들이 보잉 747이나 777 등의 대형기종을 들여오고 있는데 이 기종을 운영하려면 국토부 기준 비행기 한대당 6세트(기장 6명, 부기장 6명)을 최소한으로 충족시켜야한다. 그러나 현재 인력이 너무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기장들의 경우 고액의 연봉을 제안받고 10년전에 중국으로 많이 이직하기도 했다. 이렇듯 고위 인력인 조종사들은 부족하고, 인력은 한정됐기 때문에 회사도 눈치를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melod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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